올해 폐업 인천 독일기업 맞서 노조 전면 파업 돌입
올해 폐업 인천 독일기업 맞서 노조 전면 파업 돌입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08.0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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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합원 설득할 안 가져와야”
사측 “노조와 계속 논의하겠다”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미추홀구에서 35년 동안 운영하다 올해 4분기 폐업·철수 계획을 밝힌 독일 기업의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과 농성에 돌입했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소재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주) 공장 마당에 설치된 노조의 농성장.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소재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주) 공장 마당에 설치된 노조의 농성장.

전국금속노동조합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지회(지회장 문좌동)는 회사의 폐업·철수 계획에 맞서 지난달 30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 뒤 1일부터는 생산 제품 출하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 2월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주)은 전국금속노조와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지회(지회장 문좌동)에 ‘경영상 어려움으로 올해 안에 국내 사업을 영구적으로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사측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지만, 노조는 경영 악화가 폐업을 위한 핑계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연 매출 100억 원의 기업이 지난해 적자 5억 원과 올해 예상 적자 14억 원을 이유로 경영상 어려움이라고 밝힌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한, 독일 본사가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 공장을 새로 세우고 한국의 영업부와 기술개발부 등을 빼냈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노조는 판단했다.

이후 노조는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폐업 철회 계획이 전혀 없다는 의사를 밝혔고, 노조는 한 발 양보해 자회사로의 고용 보장를 요구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노동자들의 위로금 보상을 조건으로 교섭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사측은 노조의 위로금 보상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결국 노조는 농성과 파업을 시작했다.

전국금속노조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지회 조합원들이 회사의 생산 제품 출하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지회 조합원들이 회사의 생산 제품 출하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월 초 농성장을 차린 후 부분 파업을 벌이다, 29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30일부터는 생산 제품 출하 저지 투쟁도 진행하고 있다.

문좌동 노조 지회장은 “회사가 진짜 경영이 어려워 폐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노조가 크게 양보해서 위로금 보상안을 제시한 것인데, 생산량을 올려야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는 등 사측은 보상 조건을 가지고 계속 말장난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계속 생산량을 높이고 파업을 풀어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당연히 협상이 어려운 것 아니겠는가, 노조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안을 가지고 와야 협상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생산하는 제품의 시장 변화에 따른 경영 악화로 국내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게 된 것”이라며 “4분기 운영 중단 때까지 직원들의 임금은 지급될 것이고, 법적인 의무는 아니지만 위로금까지 포함해 고용관계 종료에 따른 세부 사항을 노조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은 독일 기업인 헤라우스와 한국 기업인 동양화학이 합작해 1984년 미추홀구 학익동에 설립했다.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은 반도체 제작 과정에 단자나 회로의 전기적 연결을 위해 사용하는 도선(본딩 와이어)을 생산하는 업체로, 직원이 많을 때는 140명이었지만 현재는 52명이 남아 있다.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주) 공장 문에 붙은 노조의 대자보.
헤라우스 오리엔탈 하이텍(주) 공장 문에 붙은 노조의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