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본부 기자회견
“2012년 기본물류계획대로 9공구에 조성해야”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화물운수노동자들이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 ‘아암 물류2단지(송도 9공구) 화물차 공영 차고지’를 인천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계획대로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본부는 30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안전을 위해, 인천항 물류 흐름 개선을 위해 아암 물류2단지(송도 9공구)에 화물차주차장을 설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지역본부는 30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차 불법 주ㆍ박차 문제와 시민안전 문제를 운수노동자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아암 물류2단지에 화물차주차장을 설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휴게소 기능을 갖춘 화물차주차장 부재는 운수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여건과 맞닿아있다. 노동자들은 공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물류단지와 가까운 곳에 주ㆍ박차하고 쪽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발생하는 쓰레기 투기와 노상방뇨 등은 부수적인 문제로 따라온다.

인천은 내항ㆍ북항ㆍ남항ㆍ국제여객터미널 등 국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화물차 운행이 많은 도시다. 물류 거점과 연결된 도로와 주변 지역은 대형 화물차 운행으로 인한 소음과 미세먼지 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화물차 불법 주ㆍ박차로 인한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운수노동자들은 이와 같은 문제에 운수노동자들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적 문제개선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휴게소 기능을 갖춘 주차장을 조성해 학교ㆍ주택 인근 화물차 운행량을 최소화해 사고를 예방하고 도심 내 불법 주ㆍ박차로 발생하는 민원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해 인천시는 ‘2012년 기본물류계획’에 2017년까지 아암 물류2단지에 화물차주차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포함해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기초공사도 진행하지 않았고 2022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을 연장했다.

송도 9공구는 해양수산부가 조성을 추진하는 항만 배후 물류단지인데, 이 단지 중 약 12만㎡를 화물차주차장으로 계획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동배 공공운수노조 인천본부장은 “한 국회의원이 제안한 인천 남항사업소 하수처리시설로 화물차주차장 부지를 이전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라며 “남항사업소 하수처리시설은 2025년까지 증축 계획이 있고 송도 9공구 부지보다 면적도 작다”고 지적했다.

김근영 민주노총 화물연대 인천지부장은 “인천이 물류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인천에는 화물차주차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라며 “주민과 운수노동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화물차주자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송도 주민들의 반대는 익히 알고 있으며, 운수노동자들은 송도 주민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 이제는 시가 나서서 주민들을 설득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300만 인천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아암 물류2단지 화물차주차장은 계획대로 시행해야한다”라며 “인천의 화물차 사고 사망자 수가 국내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휴게소 기능을 갖춘 화물차주차장 부재에서 비롯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부와 지자체는 화물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는데, 이는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라며 “단속을 강화해도 그 화물차는 어딘가에 주차해야하며, 결국 안전문제, 교통문제, 불법 주ㆍ박차문제는 그대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로ㆍ학교ㆍ관공서ㆍ병원 등의 앞에 주차된 화물차는 운수노동자 스스로 보기에도 참 뻔뻔스러워 보인다”고 한 뒤 “운수노동자들은 공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 물류시설 밀집지역에 화물차를 주차할 수밖에 없으며, 물류단지 내 화물차주차장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시설이 아닌 바늘과 실 같은 존재다”라고 했다.

화물차주차장 조성으로 인한 주변 생활환경 악화에 대해선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세대가 많은 특성을 감안하면 사고 가능성, 소음 발생, 매연 등 문제제기는 가벼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는 아니다”라고 한 뒤 “연수구가 화물차 주행 금지 구간으로 설정해, 아이들이 일부러 물류단지까지 이동하지 않으면 화물차 사고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계양구 화물차주차장 설치로 인한 교통사고 소식은 접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소음과 매연 발생 문제에 대해서는 “화물차주차장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화물차가 인근 지역을 하루 종일 운행하는 것이 아니다. 화물차주차장은 하루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일과를 마치고 화물차가 안전하게 주차하게 만드는 공간이다”라며 “인근 방음벽과 녹지 공간 확충 등으로 소음과 매연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우리 사회가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 안전과 편리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송도 9공구 내 화물차주차장 설치는 모든 인천시민의 안전을 위해 남항 물류 흐름을 개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인천을 기반으로 하는 제 정당과 행정관료, 시민사회단체는 인천시민 전체의 안전과 인천항 물류 흐름 개선을 위해 편견 없이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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