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캐시백 지원 소비기준 ‘8월부터 서민 소비수준’으로 인하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e음카드는 역외 소비 비율이 53%에 달하는 인천 경제에 선순환 소비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인천시가 도입한 지역화폐로, 카드 결제를 연계한 충전식 전자상품권이다.

사용자가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인천e음카드 앱을 다운받아 연결 은행을 등록한 뒤, 카드를 발급받아 금액을 충전한 후 직불카드처럼 사용하면 된다.

인천e음카드로 1만 원을 결제하면 1만 원의 6%인 600원을 사용자에게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6% 중 4%포인트는 정부, 2%포인트는 인천시가 지원한다.

여기다 서구와 연수구, 미추홀구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해당 지역 e음카드를 사용하면 2~4%포인트를 추가 지원한다. 이에 따라 캐시백은 서구와 연수구 10%, 미추홀구 8%다.

7월 21일 기준, 인천e음카드 가입자는 67만3362명이고 누계 충전액과 결제액은 각각 3941억 원과 3623억 원이다. 시는 올 연말에 가입자 100만 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인천e음카드 성공과 인기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각했다. 부산시의회 의원들과 부산지역 중소상인들은 인천을 방문해 인천e음카드 운영 상황과 실적을 보고 갔다.

인천의 역외 소비율이 53%에 달한다는 것은 인천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 이상을 서울 등 다른 데서 쓴다는 것으로, 지역에서 창출한 부(副)가 지역에서 순환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인천e음카드는 높은 역외 소비율을 극복하고 인천지역 중소상공인을 격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많은 시민이 인천e음카드를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예산 낭비이며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호도하고 일부 부작용을 과장해 폄훼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인천e음카드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왜곡은 무엇인지, 개선할 내용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시의 설명을 들어봤다.

인천e음 전자상품권 서포터즈 발대식.(사진제공ㆍ인천시)

1. 세금 낭비이자 재정 부담으로 지속가능성이 없다?

= 지속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정부가 지난해 12월 20일 ‘자영업 성장ㆍ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매해 2조 원씩 4년간 8조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 근거가 담긴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 통과 시 국비 지원 근거가 마련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시 재정 여건과 기초단체 재정 여건을 고려해 향후 캐시백 등 금전적 인센티브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구간별로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인천e음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인천시민의 복지 몰인 ‘인천e몰’ ▲소상공인의 비용 절감을 위한 ‘전화주문앱’ ▲시민들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공유경제몰’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 시민과 소상공인의 부가가치 창출과 비용 절감,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 소비자만 이익이지 상인은 득 볼 게 없다?

= 인천e음카드는 인천에 돈이 돌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주로 서울 본사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ㆍ대형마트ㆍ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인천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설계해, 인천에서 돈이 돌고 골목상권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제도다.

다만 초기 이용자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다소 높게 제공한 데 따른 오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천e음은 상인에게도 이득이다. 현재 카드수수료율의 0.5%포인트를 지원하고 있는데, 카드수수료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제로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중소상공인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3. 자동차 매입과 금 구매 등은 소상공인 활성화와 거리가 멀고, 많이 소비할수록 이득이라서 부익부빈익빈을 부추긴다?

= 자동차와 금은 살 때와 팔 때 가격차가 크고 세금 등의 비용이 캐시백 인센티브보다 크기 때문에 인천e음카드로 자동차와 금을 구매한 뒤 되파는 형식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없다.

실제로 인천e음카드로 금을 구매한 경우는 1월부터 지금까지 누적 거래액 3600억 원 중 7300만 원(0.02%)에 불과하며 단일 최고가 거래액은 187만 원이다. 대부분 돌이나 결혼 반지 등 25만 원 안팎의 금 구입이 주를 이뤘다. 금괴를 샀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

자동차는 총25건(2억7000만 원) 거래됐다. 건당 평균 800만 원으로 주로 중고차 매입으로 파악됐다. 800만 원에서 발생한 캐시백은 현금화되지 않아 또 다른 소비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로써 인천에서 소비 진작이 생산과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부가가치세(10%)는 지방소비세(부가가치세의 15%) 증가로 이어져 시민을 위해 재투자된다. 다만, 중고차라고 해도 고액 물품을 구매하는 데 캐시백을 지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수렴해, 서민들의 통상 소비 품목으로 캐시백 품목을 제한하고 캐시백을 지원하는 소비 규모도 서민들의 통상 소비 수준까지만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8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4. 일부 공공시설에선 결제가 안 된다?

= 인천e음카드 결제는 인천에 사업자등록을 한 모든 사업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일부 공공시설에서 PG(Payment Gateway)사가 운영하는 단말기를 사용하는데, PG사는 인천 사업자가 아니어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있다. 하지만 PG사 단말기도 90% 이상 결제 가능하게 개선했다.

5. 지자체별로 캐시백 차가 있어 상대적 박탈감이 존재한다?

= 시행 초기에는 불균형의 문제가 다소 있을 수 있다. 이는 군ㆍ별 특색을 갖추고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했다. 인천의 기초단체 10개가 모두 참여하면 캐시백이 적정선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캐시백이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되면 군ㆍ구별로 캐시백이 아닌 정책으로 차별화한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소상공인 카드수수료율을 낮춰준다든지, 에코백 장바구니 이용자나 분리수거 모범 업체 또는 1회용품 사용 제한 업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 가능하다. 군ㆍ구별 특색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인천e음은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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