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칼럼]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의병운동
[신규철 칼럼]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의병운동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07.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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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투데이] ‘네일동’이 운영을 중단했다. 네일동은 회원 133만 명이 가입해있는 국내 최대 일본 여행 동아리 카페다. “얼마 후 일본 참의원 선거일(21)이 다가온다. 그 전에 일본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휴면 이유를 밝혔다.

한편에선 ‘노노재팬(No No Japan)’이 하루 종일 실검 1위를 차지했다. 사이트가 접속자 폭주로 마비되기까지 했다. 노노재팬은 일본 상품을 대체하는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다. 다음 날 호기심에 접속해보니 아직도 사이트는 마비 중이었다. 개발자인 김병규 씨는 한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노노재팬을 개설한 이유를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사실 진짜 관심을 받아야 하고 배상 받아야 할 분들이 잊히는 것 같아서 강제징용 피해자분들을 위한 그런 위로와 공감의 표시로 이걸 만들게 됐어요, 불매운동의 대안보다는”

이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위한 대체 상품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래 더하기 버튼을 이용해 빠진 상품을 추가해주세요’라고 돼있다. 이용자들도 상품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서 불매 품목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국내 제품으로 알고 있었던 제품 중 상당수가 일본 제품인 경우가 많다. 노노재팬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불매운동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단순히 ‘사지 말자!’에서 국산품 이용 운동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이처럼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하는데, 국산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우리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포럼 강연에서 중소기업들이 불화수소 같은 반도체 핵심재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들이 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기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가 공동으로 투자해 이런 핵심 부품이나 소재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제발 그렇게 되길 바란다.

이번 불매운동의 특징 한 가지가 또 있다. 바로 사지 않는 불매(不買)운동만이 아니라 팔지 않는 불매(不賣)운동도 함께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자영업자들이다. 잇속에 밝은 장사꾼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불매(不賣)운동을 한다. 예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처음에는 동네 마트에서 불이 붙었다. 점차로 외식업체, 주유소, 자동차정비소, 약국 등으로 번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참여는 이번 불매운동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들은 불매(不賣)운동 이유를 “외세가 쳐들어왔다면 온 나라가 합심해 싸워야하는 것이 합리이자 상식이다. 외세의 힘에 지레 겁먹고 대항조차 하지 말자는 것은 과거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가슴이 뭉클하다. 일제 침략에 맞서 일어난 민초들의 의병운동을 떠올리게 한다.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는 이때, 인천시민들과 자영업자들도 가세했다. 골목상권살리기인천비상대책위원회, 미추홀구중소상인자영업자모임, 인천시도소매생활용품사업협동조합, 인천시수퍼마켓협동조합, (사)인천상인연합회, 한국마트협회인천지회, 인천시민주권네트워크, 인천여성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인천지역 자영업자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18일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도요타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과거사 반성없는 아베정권을 규탄하고 경제 보복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롯데마트 등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대형 마트의 각성도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거리마다 불매운동 현수막 달기와 차량ㆍ점포마다 불매운동 스티커 붙이기 등을 범시민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전에 대비해 경제계ㆍ종교계ㆍ노동계ㆍ학계ㆍ시민사회ㆍ중소상인ㆍ자영업자단체가 참여하는 인천지역 범시민 불매운동 조직체 구성도 제안했다. 올해는 3ㆍ1운동 100주년이다. 치욕의 과거사를 잊지 말고 위기를 발전의 전기로 삼자. 일본의 경제 속국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독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