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숲속 길·놀이터 조성, 주말 나들이 장소 제격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평화롭다. 강인한 턱을 이용해 풀을 우걱우걱 씹어 삼킨다. 주저하거나 망설임은 없다.

하루 종일 풀만 뜯고 있으면 지겨울 것도 같은데, 무표정하고 평온한 얼굴은 망상이 없는 무아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풀 뜯는 소리는 경쾌하고 청량감을 준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는 것 같다. 양들이 지나간 풀밭은 깨끗하고 머리카락을 짧게 깎아놓은 것처럼 시원하다.

사람들이 오가고 아이들이 신기한 듯 장난을 걸어도 양은 놀라지 않는다. 간혹 사람들이 풀을 뜯어서 주면 못이기는 척 받아먹기도 한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평화로운 이 곳은 양들의 천국이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늘솔길공원에는 2014년부터 양떼목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면양을 사육하는 공원이다.

남동구는 공원 잔디 관리를 친환경적으로 하기 위해 면양을 들여왔다. 처음에는 수컷과 암컷 각 2마리씩을 들여왔고, 현재는 번식을 거쳐 26마리로 늘었다.

최근에는 예산 1억 원을 투입해 양 사육시설과 창고 등을 정비하고 오수처리시설도 설치했다. 악취 민원이 들어와 시설을 재단장 했다.

목장 관계자는 “공원 잔디공간을 몇 구역으로 나눠 풀이 난 곳으로 양들을 옮겨가며 사육하고 있다. 어린이 볼거리와 먹이체험을 위해서도 좋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관람을 오기도 한다. 주말에는 시민 2천여 명이 찾는 등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양 먹이는 주변에 있는 잔디·칡넝쿨·아카시나무잎 등을 주면 되고, 배추·상추·당근 등 물기가 많은 야채를 먹이면 배탈이 난다.

늘솔길공원에는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속 길과 놀이터도 조성돼있다. 숲속 길은 무장애길로 만들었고, 쾌적하다. 한편에는 메타세쿼이어 나무숲도 있고 쉼터도 마련돼 있다. 주말 나들이 공간으로 제격이다.

늘솔길공원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송천고등학교 옆에 위치해 있다. 수인선 인천논현역에서 내려 걸어가거나 524·537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공원 주차장은 북쪽과 남쪽 두 곳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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