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원이 공무원ㆍ체육회 간부에게 욕 들어도 나 몰라라
“같은 당이라고 무조건 비호하는 것은 의회 죽이는 일이다”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부평구의회 다수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같은 정당 소속 차준택 부평구청장 감싸기가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차 구청장에게 책임이 있는 사안임에도 같은 당 구의원들이 봐주기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부평구의회 제230회 임시회 1차 본회의 생방송 갈무리.

부평구의회는 18일 제230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구정질문을 위한 차 구청장과 관계 공무원 출석 요구안을 부결했다.

이 요구안은 6월 20일 부평구의회 의장실에서 부평구체육회 수석부회장 권모 씨가 체육회 관련 자료를 요청한 공현택 의원(민주당, 부평3, 산곡3ㆍ4, 십정1ㆍ2)에게 “개XX야” 등 욕설을 하고 손을 올려 위협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해, 부평구체육회 회장이자 행정 책임자인 차 구청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발의됐다.

같은 날, 부평구청 공무원도 다른 의원에게 “길 가다 넘어지면 제가 저주한 줄 아시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의회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고 판단한 의원 7명이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고 차 구청장에게 사과와 체육회 수석부회장 인사 조치,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하기 위해 구정질문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차 구청장은 구의회 임시회에 출석하지 않게 됐다. 찬성 7표, 반대 11표로 출석 요구안이 부결됐다.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누가 찬성ㆍ반대했는지 확인할 수 없으나, 차 구청장과 같은 당 소속 의원 11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 앞서 민주당 마경남 의원(비례)은 “시급하지도 않고 구민과도 전혀 상관없는 사안으로 구청장과 공무원들을 소집하는 건 비효율적이다”라며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이익성 의원(부평2ㆍ5ㆍ6, 부개1, 일신)은 “구 산하단체(=체육회) 간부가 구민을 대표하는 구의원에게 욕설을 했다.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도전한 것이자 구민들을 모욕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임시회) 소집을 요구한 것인데, 출석 요구안이 부결됐다. 같은 당이라고 무조건 비호하는 것은 의회의 기능을 죽이는 일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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