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000장 자료요구에 주말에도 야근
보관연도 훌쩍 지난 10년전 자료도 요구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인천 부평구와 구의회 간 신경전에 애꿎은 공무원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부평구의회가 최근 발생한 막말 파문의 책임을 차준택 부평구청장에게 묻겠다며 구의회 임시회를 열고 과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바람에 담당 공무원들은 주말도 없이 의회제출 자료를 만드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시작은 구 체육회 간부와 구 국장급 공무원의 막말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부평구의회 정례회에서 구의원에게 욕설을 하고 “길가다 넘어지면 제가 저주한 줄 아시라”고 말했다.
이에 부평구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8일 ‘구정에 대한 질문’을 사유로 임시회를 열고 각종 자료 요구에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제로 보기도 힘든 자료를 요구하는 등 과도한 요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부평구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이번주 목요일부터 임시회가 시작인데, 지난주 목요일에 1년에 1500장 분량의 자료 10년 치, 1만 5000장 분량의 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담당 공무원은 주말에도 밤까지 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기 싸움 하느라 괜한 공무원들만 퇴근도 주말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다 확인도 못 하는 양인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심지어 이 자료들은 보관연한이 5년에 불과하다. 자료 보관연한이 몇 년 인지도 모르고 요청을 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구의회 회기가 시작될 때 노조에서는 과도한 자료요구는 삼가 달라고 요청했는데, 결국 무시당하고 있다”며 “구민을 위해 일해야 할 공무원이 의회와 구청 간 기 싸움으로 행정력을 소진하고 할 일을 못하는 것은 구민들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10년 치 자료를 요구한 구동오 의원(부평1·4동)은 “자료를 비교·분석하기 위해 10년 치를 요구 한 것이다”라며 “언제까지 달라고 기간을 정하진 않았는데, 공무원들이 이번 임시회에서 쓰는 줄 알고 일정에 맞추려고 한 것이다. 서로 오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자료의 보관연한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담당자와 얘기 할 때 보관연한이 지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나상길 부평구의회 의장(산곡1·2, 청천 1·2)은 “이 부분에 대해 노조 관계자들과 대화했는데, 너무 과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의원님들이 의정 활동을 하는 것은 존중하지만 정말 보고 공부하고 분석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는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 경우처럼 과도한 자료요구는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