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주민들 2차 집회 “병상 줄여 재신청은 추후 증축 계획”
병원, “법적 문제없어···주민들과 언제든 대화할 준비 돼있어”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인천 서구 검단 원당사거리에 입주 예정인 정신병원 개설 허가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2차 집회가 지난 14일 열렸다.

원당지구아파트연합회와 원당지구 초ㆍ중학교 운영위원회, 주민 등 1000여 명은 원당사거리 공원에 모여 서구보건소에 A정신병원 개설 허가 신청 반려를 촉구했다.

지난 14일 오후 6시 서구 원당사거리에서 정신병원 허가를 반대하는 2차 집회가 열렸다.

김정선 원당지구아파트연합회장은 “A병원에서 당초 계획보다 병상수를 줄여 지난 8일에 허가 신청 서류를 다시 제출했다”고 한 뒤 “이와 함께 A병원에서 주민설명회를 제안했으나 병원 개설 허가에 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A병원은 지난 6월 서구보건소에 의료기관 개설 허가 서류를 제출했으나, 병상 수에 따른 의료인 정원을 충족하지 못해 반려됐다. 이에 병상 수를 당초 186개에서 59개로 줄여 지난 8일 다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현 원당풍림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병상 수를 줄인 만큼 필요한 전문의 수도 줄어, 허가받기가 쉬워진다”며 “일단 개원하고 추후 증축하려는 계획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입원하려고 많이 찾아올 텐데 그중에는 범죄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병원장의 사익 때문에 아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준호 원당중학교 운영위원장은 지난 5월 폐원 위기를 맞았던 경기도립 정신병원을 예로 들며 “(A병원은) 경기도립 병원보다 병상 수가 많으면서 면적은 좁다. 이는 입원환자들에게도 좋은 환경이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폐원 전 경기도립 정신병원은 연면적 2938㎡에 병상 174개, 서구 A정신병원은 연면적 2946㎡에 당초 계획한 병상은 186개다.

이날 집회에는 김진규(더불어민주당, 서구1) 인천시의회 의원, 이행숙 자유한국당 서구을 당협 위원장, 이순학(민주당, 원당ㆍ당하) 서구의회 의원 등이 참여해 주민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병원장은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병상 60개 당 전문의 1명을 둬야하는데, 허가가 나지 않은 병원에 처음부터 전문의를 4명이나 채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개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병상을 59개로 줄여 서류를 제출했고 보건소에서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증축 논란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개원했는데 환자가 많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증축 할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병원 위치 때문인데,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미관지구 내 정신의료기관 건축제한 차별 개선 권고’ 결정문을 보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설명회를 개최하는 게 병원의 의무사항인 줄 알고 주민들이 반대한 걸로 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소문이고 허가 요건과 설명회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주민들과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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