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천, 대학이 도시의 미래다 ③
[기획] 인천, 대학이 도시의 미래다 ③
  • 백종환 기자
  • 승인 2019.07.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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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동네를 바꾸다”

[인천투데이 백종환 기자] 하버드대학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미국 최고의 명문대다. 1636년에 세워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대통령과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또 동문들은 전 세계 국가의 정계, 법조계, 재계, 문화계, 언론계, 학계 등 최고 위치에 포진해 있다. 한마디로 미국의 자존심이다.

하버드대학교 중앙도사관격인 와이드너 도서관. 1915년 타이타닉호 사고로 숨진 하버드 졸업생 와이드너를 기리기 위해 그가 기부한 6000만 달러를 들여 지어졌다. 여기에는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는 유명한 문구가 새겨제 있다. (백종환 기자)
하버드대학교 중앙도서관격인 와이드너 도서관. 1915년 타이타닉호 사고로 숨진 하버드 졸업생 와이드너를 기리기 위해 그가 기부한 6000만 달러를 들여 건축됐다. 여기에는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하버드대를 찾은 지난 6월 초. 미국 대학들의 졸업시즌이어서 캠퍼스는 비교적 한산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다. 학기 중 만큼은 아니지만 캠퍼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 때문이다.

방대한 대학 캠퍼스에 도착해 방향을 잘 몰라 기웃거리고 있는데 하버드대학 로고가 선명한 티셔츠를 입은 70대 노인이 먼저 다가와 “어디를 찾느냐?”며 말을 걸어온다. 캠퍼스 중심구역인 “하버드야드(Harvard Yard) 방향을 찾는다”고 하자 준비한 지도를 펴들고 친절히 길을 안내해 준다.

이들은 다름 아닌 대학이 고용한 노인자원봉사자들이다. 대부분 은퇴한 마을 주민들이다. 대학 주변은 물론, 캠퍼스 곳곳에서 이같이 연로한 자원봉사자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하버드대학의 지역 상생은 이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하버드

하버드대학 인근의 알스톤(Allston) 마을은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대표적인 슬럼가였다. 변변한 놀이터나 운동장도 없고, 공공장소도 쓸모없는 공간으로 오랜기간 방치돼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에 대학이 리노베이션(재생)에 참여하면서 지금은 ‘스미스필드(Smith Field)’라는 훌륭한 동네 놀이터가 생겨났다.

하버드대학이 매년 발행하는 '17~'18 연차보고서(Annual Report)에도 알스톤마을 재생사업이 지역과 연계한 우수 활동사례로 소개됐다.
알스톤마을 재생사업은 하버드대학 '17~'18 연차보고서(Annual Report)에  지역과 연계한 우수 활동사례로 소개됐다.(하버드대 애뉴얼리포트 캡쳐)

하버드대학은 2016년부터 학생과 교수들이 함께 참여해, 알스톤 마을 사람들과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낸 끝에 플레이 그라운드(놀이터) 리노베이션쪽으로 방향을 잡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비용은 각계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그 결과 동네가 살아나고 마을 주민들 간 유대감이 끈끈해 진 마을로 꼽힌다. 하버드대학과 지역이 연계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진정한 지역 상생은 경제 활성화 부터

지역 경제 활성화는 하버드대학의 가장 큰 관심거리다. 여기에는 경제학 교수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대학가는 세계 각지에서 밀려오는 관광객 수입으로 늘 북적거리지만, 지역주민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대학은 주변 상인들과 연계해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강의를 통해 실물경제 지식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수들은 상인들과 끊임 없이 최근 세계 경제 흐름과 트랜드 등 경제지식을 공유한다. 비즈니스와 신규 사업개발, 고도성장, 경영전략 등 실제 생업에 도움이 되는 강연도 이뤄진다.

하버드대 초창기 건물. 하버드야드 입구에 들어서면 붉은색 벽돌의 건물이 늘어서 있다.
하버드대 초창기 건물. 하버드대 오울드야드 입구에 들어서면 붉은색 벽돌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온라인 뉴스페이퍼를 만들어 상인들에게 수시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버드와 주변 상권이 함께 호흡하는 셈이다.지역주민들의 일자리 알선도 대학이 도움을 준다. 교수들이 나서서 취업전략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업종별로 ‘맞춤형’ 이력서 쓰는 방법도 알려준다. 면접 보는 기술을 알려주거나, 교수들의 네트워킹을 활용한 취업도 이뤄진다. 모두 지역 주민들의 경제활동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도 활발

대학 주변의 초·중·고생과 교류도 활성화 돼 있다. 대학생이 직접 나서서 초등 1년~고 3년생들과 함께 뉴스프로그램을 짜는 수업을 진행하고, 여름·겨울방학에 숙제를 도와주는 홈-스쿨링도 펼친다.

보스턴에 있는 공립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공유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있다. 하버드대 주변 내츄럴 히스토리뮤지엄과 아트뮤지엄에 가이드로 나서서 학생들의 박물관 체험활동을 도와주는게 하나의 사례다.

하버드 주변 알스톤이나 브라이튼 지역 고교생들을 위한 별도의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개설돼 있다. 여기서는 주로 컴퓨터 분야의 온라인 강의가 이뤄진다. 동네 학생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수업을 무료로 듣는 행운을 누린다.

하버드대학 캠퍼스투어는 재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학생회관에서 신청하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투어를 할 수 있다.
하버드대 캠퍼스투어는 재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학생회관에서 신청하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투어를 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6월 기준으로 하버드대학은 8명의 미국 대통령과 157명의 노벨상 수상자, 18명의 필즈상 수상자, 14명의 튜링상 수상자, 10명의 아카데미상 수상자, 48명의 퓰리처상 수상자, 108명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여기에 62명의 억만장자와 359명의 로즈 장학생, 242명의 마셜 장학생이 하버드 출신이다.

이게 하버드의 힘이다. 그러나 진정한 하버드의 힘은 이웃한 마을과 공동체를 이루는데서 나온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