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청년정책 부실한 이유, 만드는 사람이 청년이 아니다”
“연수구 청년정책 부실한 이유, 만드는 사람이 청년이 아니다”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9.07.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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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 연수구의원, “청년정책담당 부서 신설 고민하자”
연수구, “당장 필요한지 의문, 필요하다면 고려하겠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연수구는 대학 캠퍼스를 제외하면 청년 모임 공간이 없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회와 인천청년협회(준)가 지난 9일 인천 연수구 인천대학교에서 진행한 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에 참석한 청년들의 주요 의견이다. 이 날 행사는 인천대학교 인천공공성플랫폼이 장소를 협조했다.

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가 지난 9일 연수구 인천대학교에서 열렸다.

다섯 번째로 연수구에서 열린 모임은 신종은 인천시 청년정책기획팀장, 이미애 연수구 일자리정책팀장이 각각 시와 구의 청년정책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토론에는 조민경(민주당, 연수가) 연수구의원이 참석했다.

조민경 의원은 전국 최연소 기초의원으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 선거법상 만25세 이상부터 출마가 가능한데 조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 만 25세로 출마해 당선됐다.

“인천 예산 중 청년예산 적지만, 단순 수치화 곤란해”

인천시 청년정책 발제를 맡은 신종은 팀장은 인천 예산 중 청년정책 관련 예산이 0.57%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시 예산 중 청년 예산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하면서도 “시 예산 중 재난‧소방, 수송‧교통 등 계층에 상관없이 투입되는 예산 대부분이기 때문에 단순 수치화해서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또 “시가 계층에 직접 투여하는 예산 중 노인‧청소년 예산이 전체 9.34%인데, 이는 자립이 힘든 계층에 시혜성으로 투입해야 하는 예산이다”고 한 후 “청년 예산도 늘어야 하지만 단순 시혜성 예산이 되선 곤란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발제에 나선 이미애 연수구 일자리정책팀장은 연수구 청년 정책을 설명했다. 연수구가 올해 추진하는 청년 정책으로는 ▲청년 창업클러스터 구축 ▲청년 기반 사회적경제기업 육성 ▲청년‧중소기업 상생 고용서비스 ▲청년 희망 프로젝트 ▲지역주도형 청년 창업자 지원 ▲1인 방송 인큐베이션 센터 운영 ▲4차 산업혁명 청년 창업지원센터 조성 등이다.

이 중 1인 방송 인큐베이션 센터 운영과 관련해선 “1인 방송 크리에이터에 청년만 있지 않은데 청년 지원사업으로 넣은 이유가 무엇인가” 등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청년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청년이 직접 청년 정책에 참여해야”

㈜은하수미술관 한은혜 대표

결혼 후 6년 째 연수구에 살고 있다고 소개한 한은혜 대표는 ㈜은하수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은하수미술관은 지역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은하수미술관’ 등 문화예술 교육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청년들을 단순한 복지 대상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청년 정책을 고민하면 일자리, 창업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는 청년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 혜택, 사회적 관계망 증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장기적 고민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인천시 기준 만 39세가 되면 청년의 효력을 다하며 끝나게 될 복지정책을 불안해하기보다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복지 정책을 약간 바꾼 것으로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한 대표는 “청년 입장에서 바라봐야 청년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 진다”라며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예비 청년, 기성세대, 전문가, 행정가 등 함께 모여 과거와 미래 청년을 바라보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이 행복한 연수구’ 위해선 일하는 청년이 행복해야”

선민지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이 노동자고, 청년 역시 대부분이 노동자로 살고 있는데, 대다수 청년이 노동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 위원장은 인천시가 청년 노동자에 대한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 위원장은 인천청년유니온이 인천 청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인천 청년노동자 중 21.4%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고, 인천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절반은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로는 ‘근로조건 부실’, ‘전망없는 직장’ 등이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청년 노동자가 자신의 고용형태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계약직인지,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라며 “심지어는 정식계약서도 없이 일하는 노동자가 태반이었다. 이러다보니 초과 근로 수당은 꿈을 꿀 수도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 실태조사는 2017년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이 직접 발품팔아 진행했다.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청년 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야한다”고 요구했다.

선 위원장은 대안으로 청년 노동자들에게 ‘노동인권교육 의무화’를 제안하며 “청년 노동자들이 당하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이다. 제도권 교육 어디에도 노동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라며 “시에서 나서 청년 노동자들에게 노동인권교육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몰라서 법을 위반하는 사업주들을 위한 노동법 교육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사회문제 해결과 맞닿아 있다”

이정은 청년광장 대표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이정은 인천청년광장 대표는 “청년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는 일자리, 창업 이외에도 무궁무진하다. 주거, 문화, 생활. 복지, 육아 등 전 영역에서 청년들이 문제를 앉고 있다”라며 “이는 결국 사회가 앉고 있는 문제들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청년‘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이다”라며 “이미 많은 청년들은 ‘청년정책’ 범주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청년 개인이 팍팍한 삶 때문에 자신에 갇혀 지역사회를 외면한다면, 이 역시 사회적 손실이다”라며 “인천시가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고 지지해야할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연수구 청년정책담당부서‧청년기본조례 반드시 필요하다”

발제가 끝나고 진행한 청중 질문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연수구 청년정책담당부서와 청년기본조례의 필요성이다. 이 자리에서 연수구 관계자가 조례와 담당 기구 필요성에 난색을 표해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인천시가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기초단체 중에는 미추홀구, 남동구, 동구, 서구가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했다. 청년기본조례는 각 지자체별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부서 신설은 물론 예산 배정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청년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인천에는 대학이 9개가 있다. 그 중 7개가 연수구에 있는 만큼 연수구 대학생을 위해서라도 청년기본조례 필요성은 타 기초단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 송도에 바이오단지 조성 등 청년 노동자의 다량 유입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연수구 청년정책 담당부서 역시 하루 빨리 신설돼야 한다는 것이 지역 청년들의 중론이다.

조민경 연수구의원이 연수구 청년기본조례 필요성에 공감하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민경 연수구의원은 “연수구에 청년기본조례가 없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빠른 시일내에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조례에 청년정책담당 부서를 반영하는 것을 포함시키는 등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애 연수구 일자리정책팀장은 “당장 청년기본조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후 “다만 구의회 요청 등이 있을 경우 필요하다면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연수구 청년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엔 조 의원이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청년이 아니어서 그렇다 청년의 시각에서 정책을 고민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