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주민 수돗물 대책위, 주민 설문조사 결과 공개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정부와 인천시가 성급하게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의 정상화를 선언했다가 피해 주민들의 반발이 큰 가운데, 피해지역 중 하나인 영종국제도시 주민의 대다수는 수질이 그대로이거나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종 주민 수돗물 대책위(이하 영종 대책위)’가 영종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진행한 수돗물 수질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주민의 70% 이상은 수질이 더 나빠지거나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영종 주민 317명 중 ‘탁도가 흐리다’는 수질 관련 질문에 14.2%(45명)가 ‘더 나빠졌다’, 62.1%(197명)가 ‘변함없다’고 답했다. 반면, ‘좋아졌다’는 답변은 17.4%(55명)에 불과했다.

‘냄새가 난다’는 질문에는 ‘더 나빠졌다’ 45.4%(114명), ‘변함없다’ 37.9%(120명)였고, ‘미끌거린다’는 질문에는 ‘더 나빠졌다’ 29.3%(93명), ‘변함없다’ 47.0%(149명)로 답했다.

3가지 수질 관련 질문에 모두 응답 주민의 70% 이상이 더 나빠지거나 변함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이 올린 수돗물 적수 피해 사례 사진.(사진제공 영종 주민 수돗물 대책위)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 관련 ‘붉게 변한다’는 질문에는 16.7%(53명)가 ‘더 나빠졌다’, 51.1%(162명)가 ‘변함없다’고 답했고, ‘이물질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22.7%(72명)가 ‘더 나빠졌다’, 47.3%(150명)가 ‘변함없다’고 답했다. ‘하얗게 변한다’는 질문에는 16.7%(53명)가 ‘더 나빠졌다’, 38.8%(123명)가 ‘변함없다’고 답했다.

수돗물로 인한 피부와 내과, 안과 질환 관련 질문에선 피부 질환이 ‘더 나빠졌다’는 답이 30.6%(97명)에 달했으며 ‘변함없다’는 답도 37.2%(118명)로 조사됐다. 내과와 안과 질환에 ‘더 나빠졌다’는 답은 각 13.6%(43명)와 17.0%(54명)였고, ‘변함없다’는 30.6%(97명)와 29.7%(94명)였다.

생수 사용과 관련해선 ‘더 사용한다’는 응답이 55.8%(177명)로 가장 많았고, ‘변함없다’ 34.4%(109명), 덜 사용한다 5.7%(18명) 순으로 응답했다.

영종 대책위 관계자는 “정부와 시가 최근 일부 지역에서 정상화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주민 불신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어 현재 주민들의 체감 수질 상태를 확인하기위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아직도 정상적이지 못한 수질로 설문 참여 영종 주민 90% 이상이 생수를 사용하고 있고, 조사 결과에서 보듯 주민 대부분은 정상화가 아닌 불안과 피해를 더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종지역은 해저관로로 수돗물이 공급돼 청소가 어렵고, 문제 발생 시 대응이 어려운 점이 있다”며 “당장 진행 중인 수돗물 사태를 빠른 해결도 필요하고, 인구 증가로 추가 설치를 계획 중인 수도관로는 해상으로 설치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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