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가 원인’ 의혹 … “조속한 인사 있어야” 지적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사장 서주원)의 매립지 운영 총괄 역할을 하는 매립본부장 자리를 상당기간 공석으로 나둬 업무 공백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사에선 명확한 공석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때문이라는 의혹과 조속한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모습.(사진제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SL공사는 서주원 사장 취임 뒤인 지난해 11월부터 매립본부장 자리가 8개월째 공석이라고 지난 9일 밝혔다. 조직 구조상 사장 아래 경영본부장·매립본부장·자원사업본부장 등 3대 본부장이 존재한다. 본부장 1명의 자리가 이렇게 장기간 비어있는 경우는 SL공사 설립 후 처음이다.

특히, 매립본부장의 경우 SL공사의 가장 큰 업무인 쓰레기 매립과 반입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장기간 공석이어서는 안 되는 자리이다. 하지만, SL공사 내부에서도 장기간 공석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SL공사 관계자는 “이렇게 오랫동안 공석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환경부 쪽에서 대상자에 대해 검토 중인데 시간이 좀 걸리고 하반기에나 인사가 가능할 것 같다. 보통 본부장급은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서 사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L공사가 본부장의 장기 공석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기 때문에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영향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전 정권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폭로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알려지면서 산하 공공기관인 SL공사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임용 당시에도 특혜와 코드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던 서주원 사장이 환경부 블랙리스트로 지난 3월 검찰의 참고인 조사 소환을 통보받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인천경실련은 “SL공사도 정권 교체 이후 임원진이 대거 교체됐다”며 “어느 정부든 선거 후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 잔치를 벌이다 보니 인천시민을 대변할 사장과 임원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4월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을 받은 김은경 전 장관 등을 직권 남용과 강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블랙리스트 관련 재판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블랙리스트와 별개로 본부장 인사는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SL공사 노조 관계자는 “매립지의 특수성 상 가장 중요한 위치의 본부장인데 장기간 공석은 직원들도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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