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밴드서 이름 바꿔가며 활동
현재는 해당 밴드서 쫓겨난 상태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부평구 삼산동 특고압 설치 반대 주민대책위원회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에 한국전력공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가입해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산동 A아파트단지 땅 속으로 고압(15만4000볼트) 송전선이 지나가고 있다. 주민들이 이 고압송전선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한국전력공사가 이 고압송전선로에 특고압(34만5000볼트) 송전선을 추가 매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부 주민이 반대하는 과정에서 이미 고압 송전선이 매설돼있다는 것을 알았다.
주민들은 ‘삼산동 특고압 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SNS 밴드도 개설했다. 이 밴드에 한전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가입해 삼산동 주민 행세를 하며 주민을 사찰하고 여론을 분열시켰다는 것이 대책위의 주장이다.
이은옥 대책위원장은 “처음 밴드 개설 당시 박○○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밴드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알고보니 박○○라는 사람은 한전 경인본부 직원이어서 강제 탈퇴시켰다”며 “이후 김○○, 207동 권○○ 등을 사용하는 계정이 밴드에 가입해 활동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207동 권○○를 사용하는 계정의 이전 활동 내역을 살펴보니 박○○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계정과 일치했다”며 “계정을 운영한 사람이 한전 직원이 맞으면 주민 사찰과 의견 분열을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한전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은 주민들에게 특고압에 대한 기술적 지식을 제공하는 척하면서도 한전이 내세우는 논리를 교묘하게 섞어 말했다. 또 아파트 주민도 아니면서 집값하락 등을 운운하며 주민의견을 분열시켰다”며 “일반인이 알기 힘든 기술적 지식을 제공한 것을 미뤄볼 때 한전 직원으로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전 직원으로 의심되는 계정은 현재 207동 권○○로 돼있으며, 해당 밴드에서 탈퇴한 상태다. 대책위 측 주장에 따르면 삼산동A아파트 207동에 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주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밴드에서 박○○, 김○○ 계정 정보를 보기 위해 클릭을 하면 207동 권○○ 페이지로 이동한다.
해당 SNS 밴드 시스템상 계정 이름을 바꾸면 글 게시자와 댓글 게시자 이름이 모두 바뀐다. 다만 밴드의 댓글에 게시자 이름을 언급해 답글을 쓴 경우 답글에서 언급된 게시자 이름은 바뀌지 않는다. 박○○, 김○○ 라는 계정은 모두 다른 회원이 언급해 답글을 썼기 때문에 답글에 그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다.
한편, 해당 계정을 운영한 한전 직원은 "지역 주민인듯 밴드에 댓글을 쓴 부분에 사과드린다. 순간 충동을 참지 못하고 밴드에 댓글을 쓰게 됐다"며 "부평지역 지중선로 건설사업 담당자로서 대책위에 의견을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면서 발생된 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