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평도 주민, 행정업무위해 1박 2일’
해경 “군보급선 여객선으로 보기 어려워”
주민 “소형 여객선 도입, 내년 시범사업”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모섬인 대연평도와 자섬인 소연평도 간 평화도선 운영을 요청한 주민참여예산 사업 선정이 어려워 보인다. 현재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간 도선 부재로 소연평도 주민이 행정업무를 위해 대연평도를 방문하면 최소 1박 2일이 소요된다.

인천항에서 출발한 연안여객선이 연평도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소연평도 주민들은 ‘주민 이동권 보장과 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연평도-소연평도 평화도선 운영’을 제목으로 하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인천시에 제출했다.

현재 소연평도 주민들의 경우 인천 연안부두로 나오기 위해 인천발 연평도 노선이 소연평도에 정박할 때 승선해 대연평도에 도착하면 1시간 10분 대기 후 연평도발 노선을 이용해야 한다. 대연평도에서 소연평도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소연평도와 대연평도를 제외한 인천 관내 타 섬의 경우 모섬과 자섬 왕복 노선이 있다. 소연평도 주민들은 임시방편으로 주 2회(화요일, 목요일) 운행하는 행정선을 이용하고 있다. 현행법상 행정선은 응급환자만 태울 수 있다.

“내년 군보급선 이용해 시범사업”...해경 “군보급선 여객 목적과 맞지 않아”

이에 소연평도 주민들은 연평도 군부대 부식운송을 위해 운항 중인 군보급선을 활용해 대연평도와 소연평도간 노선을 시범운영하겠다고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신청했다. 이 보급선은 ‘대연평도-소연평도-우도’ 노선을 운항한다.

소연평도 주민 손학준 씨는 “군보급선을 활용해 주민 이동권 문제도 해결하면서 서해평화시대를 맞아 관광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라며 “소연평도는 신석기시대 패총, 조선시대 문신 ‘서포 김만중’ 부부 전설이 담긴 은골ㅉㆍ기 등 볼거리가 이야기거리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대연평도에서만 이뤄지는 군 장병 면회를 직접 복무지인 소연평도와 우도에서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양경찰청은 군보급선은 특수한 경우를 상정해 허가를 득한 노선으로, 여객선으로 활용하기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군보급선은 승객 7명만 수송할 수 있어 여객선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다만, 주민들이 승객 15~20명을 수송할 수 있는 소형 여객선으로 재신청시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약 4억 원 들여 소형여객선 건조”...“내년 시범사업 선정해 운영비 지원해야”

소연평도 주민들과 해경이 8일 해당 노선 허가를 위한 회동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허선규 인천주민참여예산 해양항공분과위원장은 “해경은 군보급선의 안전문제와 여객 수용능력 등을 고려하면 여객선으로 활용하기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추후 주민들이 새 여객선을 건조해 재신청하면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소연평도 주민들은 올해 말까지 승객 15~20명을 수송할 수 있는 소형여객선 건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준 씨는 “여러 사업 지원으로 약 4억 원을 들여 새 여객선을 건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건조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새 여객선이 건조되면 재신청할 계획인데, 내년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운영비 지원이 필요한데 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올해 7~8월쯤 사업을 선정해 내년 예산에 반영한다.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올해 말 새 여객선이 건조되더라도 주민참여예산 사업에 선정되지 않아 내년 운영비 지원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운항이 어렵다는 것이다.

허선규 위원장은 “새 여객선 건조를 염두에 두고 노선 허가 문제와 시범사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며 “주민참여예산 사업에 반영이 어렵다면, 인천시나 옹진군 본예산이나 추경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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