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지역 3개 학교서 발암물질 검출, 역겨운 물 비린내
상수도본부 공기업 최하위 ... 서둘러 정상화 발표 '비난'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갈수록 태산이다.  피해지역 일부 학교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일부 지역에선 역겨운 물 비린내가 발생하는 등 총제적 난관에 봉착했다.

그런데도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은 지난 5일 수돗물 수질(필터) 검사결과 청라동과 검암동 지역이 사고 이전 정상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5일 인천시청 기자회견실에서 김광용 인천시 기획조정실장이 환경부와 함께 ‘수돗물 안심지원단, 정상화 판단을 위한 검사 결과 공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7일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붉은 수돗물 피해지역 학교 162개를 대상으로 한 환경부 수질검사 결과 지난 1일 3개 학교에서 채취한 시료 중 발암물질인 총 트리할로메탄(THMs)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다”며 “발암물질이 나온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환경부와 인천시에 촉구했다.

해당 환경부 수질검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가좌초·가좌중·가림고 등 3개 학교에서 채취한 수돗물에서는 총 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 0.1㎎/L를 초과한 0.122∼0.167㎎/L가 나왔다.

환경부는 이 결과를 이틀 후인 지난 3일 확인하고 다음 날인 4일 해당 학교와 교육청에 안내한 뒤 수돗물 급식을 중단했다. 이어 해당 학교 저수조를 청소 후 수질검사를 재차 시행한 결과에선 총 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보다 낮은 0.021∼0.035㎎/L로 측정됐다.

‘환경부 식용수 사고 위기대응 실무메뉴얼’에는 총 트리할로메탄에 대한 대책으로 “소독부산물은 휘발성이 강해 냉장고에 넣기 전 실온에서 뚜껑을 열어놓고 몇 시간 동안 놓아두거나 끓이면 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돼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인천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최근 녹조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물 비린내가 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시에는 현재 수돗물에서 불쾌감을 주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시는 주 1회 시행하는 수질분석을 1일 1회로 강화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진땀이다.

이 냄새는 최근 수온 상승과 계속되는 가뭄으로 팔당댐(상수원) 상류에서 녹조류 등이 급격히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냄새 유발물질은 조류 증식 과정에서 분비되는 '지오스민(Geosmin)'과 '2-MIB(2-methyl iso borneol)'이다.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흙·곰팡이 냄새를 유발해 불쾌감을 준다.

시 관계자는 “이 물질은 표준 정수처리 공정으로 완벽하게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분말 활성탄 투입과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강화해 맛과 냄새 유발물질을 저감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가운데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는 행정안전부의 전국 270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마등급)을 받았다.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천주민들에게 식수 불안을 안겨준 까닭이다.

행안부는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경우 사전 대비와 초동대응 등 후속 조치 미흡으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 점을 고려해 당초 다등급에서 최하 등급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공촌 정수장의 수돗물 공급 경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매뉴얼을 무시하는 바람에 유량·유속이 급증, 수도관 안 침전물이 떨어져나오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30일부터 한 달이 넘게 인천 서구·영종·강화 지역에 붉은색 이물질이 섞인 수돗물이 공급돼 약 1만 가구가 피해를 입고있다.

여기에 발암물질 검출과 물 비린내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지만 인천시와 환경부는 '사고 이전 상태로 회복됐다'고 발표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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