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인천투데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져 정상 아동들도 ADHD 환자로 의심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개구쟁이 남자아이를 기르는 부모 상당수는 아이가 ADHD 아닌가 하고 의심 또는 걱정한다. 산만한 아이와 ADHD 아동을 구별하지 못하면, 병원 진단 없이 부모 걱정만으로 치료센터를 찾아 불필요한 치료를 하게 된다.

이렇듯 과잉치료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부모의 과도한 욕구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 만연해있는 과잉경쟁 시스템으로 인해, 부모는 자녀를 경쟁에서 이기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조기선행학습을 무리하게 시행한다. 이 과정에서 산만한 아동이 자신의 연령에 맞지 않는 학습을 하면 집중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 산만한 경향은 더 부채질되며, 부모들이 ADHD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산만한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포용하는 양육태도다. 아이에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몇 번 실수하겠지만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즉, 산만한 아동에게는 조금 더 기다려주는 포용과 인내가 필요하며, ADHD 아동이라면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ADHD 아동과 산만한 아동은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 다양한 구별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DSM(미국 정신질환 진단과 통계 매뉴얼)가 이야기하는 핵심 사항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첫 번째 구별기준은, 아이가 두 군데 이상 공적 장소에서 산만함과 문제행동을 나타내는가이다. 문제행동이 한 군데서만 나타나고 다른 곳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면, 해당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문제일뿐이지 신경학적 이상은 아니다. 집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학교 또는 유치원에만 가면 산만해지는 아이가 있다. 특정 장소에서 아이를 흥분시키는 환경적 요인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는 ADHD라 볼 수 없다. 해당 환경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찾으면 해결된다.

집이나 학교, 유치원 등 두 군데 이상에서 산만한 행동이 일관되게 관찰된다면, 이는 단순 산만함이라 보기 어렵다. 환경과 무관하게 산만함을 유지하는 것이므로 뇌신경학적 이상반응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어떤 장소에서 산만한지 자세하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확인해야할 것은, 아이의 문제행동이 사회통념상 문제가 될 정도의 이상행동인가이다. 즉, 그 연령대 아이들이 해서는 안 되는 수준의 이상행동이나 과잉행동인지 살펴봐야한다. 그 기준을 가름하는데 아이의 집중력이 더 좋아지길 바라는 부모의 주관적 바람이나 욕구를 투영해서는 안 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타인과 동료에게 심각하게 해가 될 정도의 문제행동을 보이는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이로 인해 유치원 다른 아이들이 힘들어하거나, 가족이 식사를 못하고 대화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야 한다. 타인에게 현격한 방해가 될 정도의 문제행동 수준인데도 아이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반복한다면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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