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인천시 지난 5일 발표에 ‘총트리할로메탄’ 초과 포함
초과 검출지역은 3곳 모두 학교 … 발암물질 사실 안 알려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가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이번엔 서구지역 학교 3곳의 수돗물 수질 검사에서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경부와 인천시가 발표한 내용에 포함됐는데 모두 학교에서 사용 중인 수돗물에서 검출된데다, 붉은 물 사태의 원인이 된 공촌정수장이 아닌 부평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학교도 포함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과 인천시는 지난 5일 오후 시청 기자회견실에서 ‘수돗물 안심지원단, 정상화 판단을 위한 검사 결과 공개’ 관련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지원단과 시는 수돗물의 수질과 필터 검사를 시행한 결과,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 지역은 사태 이전의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수용가에 대한 저수조와 옥내급수관 청소 등 조치는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오후 인천시청 기자회견실에서 정현미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장이 정상화 판단을 위한 검사 결과 공개 관련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브리핑 내용 중에는 수돗물 피해 학교 162개교 중 가좌중·가좌초·가림고 등 학교 3곳의 수돗물을 지난 1일과 2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총트리할로메탄(THMs)이 먹는 물 수질 기준(0.1㎎⁄L)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 포함됐다.

지원단과 시는 총트리할로메탄이 정수약품 중 염소와 유기물이 반응해서 생성되는 소독부산물로 체류시간이 길수록 수돗물에 존재하는 양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며, 1일에는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2일에는 기준치 이하로 나와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원단과 시는 총트리할로메탄이 발암성물질로 분류되고 있음을 밝히지 않았다.

지원단과 시의 발표를 보면, 1일에는 가좌중 0.141㎎⁄L, 가좌초 0.167㎎⁄L, 가림고 0.122㎎⁄L로 나왔고 2일에는 가좌중 0.061㎎⁄L, 가좌초 0.054㎎⁄L, 가림고 0.099㎎⁄L로 조사됐다. 이중 가좌중은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지만, 가좌초와 가림고는 부평정수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과 2017년 6월 대구에선 수돗물 속에 발암성 부산물인 ‘총트리할로메탄’이 0.055~0.057㎎⁄L 검출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우리나라의 먹는 물 수질 기준치 이하로 나온 것이지만, 독일 등 유럽의 경우 0.05㎎⁄L가 기준치이기 때문에 건강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인 0.01㎎⁄L가 기준치이다.

또한 지난해 수돗물에서 ‘총트리할로메탄’이 최고 0.084㎎⁄L까지 검출돼 식수 안전에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발표도 있었다. 경남 창원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총트리할로메탄’이 중추신경계와 간장, 신장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과 결과도 있다며 수치를 0.04㎎⁄L 이내로 최대한 제거해 수돗물을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트리할로메탄이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최근 이렇게 높게 검출된 사례가 없는 것 같은데 왜 환경부와 시가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붉은 물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공촌정수장이 아닌 부평정수장에서 공급받는 학교도 포함된 것이라면 문제가 더 큰 것 아닌가, 그런데 환경부와 시는 수질 정상화만을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서구 수돗물 정상화 민·관대책위원회’에 참여 중인 주민 민간위원들은 정상화와 안정화됐다는 환경부와 시의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책위 참여 잠정 보류를 선언하고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직도 수돗물 관련 피해 사례는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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