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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 혁신, 행복배움학교가 답이다 <7> 가원초등학교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가 출범한 지 5년이 지났다. 현재 행복배움학교는 62개다. 올해부터 시작한 1년차부터 최고참 격인 5년차까지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열정만큼은 모두 같다. <인천투데이>는 인천시교육청과 공동으로 기획해 행복배움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현장을 소개한다.

2015년 9월 개교한 가원초등학교는 올해로 행복배움학교 3년차다. 사실상 개교부터 행복배움학교를 준비했기에 태동부터 혁신교육을 안고 시작했다.

인구가 밀집하는 신도시에 만들어진 학교라 하루가 다르게 주변 환경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36학급으로 개교한 가원초교는 현재 52학급의 큰 학교로 성장했다. 구성원이 많아지고 주변 지역이 계속 개발되면서 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선생님들의 노력과 더불어 학부모들의 활발한 학교 활동 참여다. 교직원들이 학부모들과 함께 학생들을 위한 교육활동을 하는 곳, 가원초교의 혁신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아버지교실

'아버지교실'시간에 림보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ㆍ인천가원초)

가원초교에는 ‘아빠모임’이 굉장히 활성화돼있다. 학부모회 활동은 엄마들이 중심이 되고 아빠들은 한 발 뒤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가원초교는 다르다.

자녀 지도는 엄마만 하는 게 아니다. 가원초교는 이런 생각으로 아빠들을 대상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했고 이 강연에 참가한 아빠들에게 ‘아빠모임’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직장생활 등으로 인한 부담감으로 주춤했지만 한두 명씩 모임을 시작해 이제는 매주 목요일 방과후 시간마다 학교 체육관에서 학생들과 체육활동을 하는 정기 프로그램 ‘아버지교실’을 운영할 정도로 활성화됐다.

아빠들과 함께하는 활동이다 보니 체육활동이 주를 이루는데, 이번 1학기에는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고 강당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도 했다.

주로 엄마들이 참여했던 등교시간 교통안전지킴이에도 아빠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정기적인 활동 외에도 호수공원에서 자전거 타기를 하거나 겨울에 스케이트를 타러가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학교는 아버지회 활동에 행정과 예산 지원만 할 뿐 행사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든 것을 아버지회가 직접 할 수 있게 한다.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고 행사 때 의견 마찰이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 만든 행사이다 보니 아버지들끼리 관계도 돈독해지고 참여율도 훨씬 더 높아진다.

류현섭 가원초교 교무부장은 “아이들에게 아빠와 함께하는 행복한 활동을 학교에서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뜻 깊고 소중하다”라며 “앞으로는 모든 아이가 함께할 수 있게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과 함께 만드는 교육

학부모회에서 진행한 고무줄놀이 사진 (사진제공ㆍ인천가원초)

아빠들이 체육활동을 주로 한다면 엄마들은 학부모동아리에서 우리 전통놀이를 학습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회원 50여 명으로 구성된 전통놀이 동아리에서는 딱지치기와 실뜨기, 비석치기, 고무줄놀이, 콩주머니를 활용한 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배우고 연구해 아이들과 나누는데, 주변 학교와 요양원 등에도 전통놀이 강사로 나설 만큼 전문성이 상당하다.

학부모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도서관 명예사서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하다. 학부모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참여하는 만큼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 신설 학교에서 자칫 부족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환경을 학부모들과 함께 만들어내고 있다.

미래 시장, 태국과 해외교류

가원초교는 태국 방켄의 반클롱부아학교와 2017년 4월 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재까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작년에는 이영규 교장과 교사들이 1월과 7월에 두차례 태국 현지를 방문해 자매결연하고 홈스테이 등 연계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가원초교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가 학생들이 성장했을 때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태국과 교류를 추진했다.

교류활동의 일환으로 올해 4월에는 태국 학생 16명과 교사 12명이 가원초교를 3박4일 일정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가원초교 학생들은 오카리나 연주와 케이팝(K-POP) 공연, 태권도 시범, 난타 공연 등 다양한 환영행사로 태국에서 온 친구들을 맞았다.

또, 고양 스포츠몬스터 현대모터스 스튜디오와 서울 롯데월드 현장체험학습과 경복궁ㆍ종묘ㆍ서울극장 등 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으며, 딸기농장을 방문해 딸기 따기 체험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서 7월 1일부터 6일까지는 가원초교 교사 4명과 학생 16명이 태국으로 가 교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태국 현지 교육활동을 체험하고 역사ㆍ문화 유적지를 탐방했다. 가원초교는 앞으로도 많은 학생이 태국의 문화와 생활을 배울 수 있게 교류 활동을 더 활성화할 계획이다.

학년 중심 교육과정

태국 반클롱부아 학교 학생들과 친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ㆍ인천가원초)

가원초교가 행복배움학교를 운영하면서 중점에 두는 것은 ‘학년 중심 교육과정’이다.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학부모 활동과 해외교류 활동이 활발하지만, 일상적으로는 학년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간 워크숍과 교육과정 연구로 향후 1년간 교육방향을 설정하고 학생들과 함께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정보를 나누고 중심 활동 내용을 정한다.

올해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방향은 ▲즐거운 배움ㆍ좋은 습관ㆍ소중한 관계를 키워가는 1학년 ▲할 건 하고, 알 건 알고, 잘 노는 2학년 ▲소통과 나눔 속에서 무한성장하는 3학년 ▲나를 책임지고 너를 배려하며 소통하는 4학년 ▲나와 친구를 존중하며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즐겁게 배우는 5학년 ▲체험으로 함께 배우는 행복한 우리 6학년이다.

이런 운영방향으로 1인 1악기 교육, 텃밭교육, 생태교육, 세계시민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렇게 연초에 수립한 계획은 계속 그대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도중 평가를 해서 수정ㆍ보완해가며 매주 학년협의회 시간에 운영상황을 점검한다.

혁신교육의 걸림돌 ‘과밀학급’

학년중심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난타수업 (사진제공ㆍ인천가원초)

개교부터 행복배움학교 준비를 시작해 이제 3년차에 접어든 가원초교의 혁신교육은 이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가원초교가 있는 서구 가정동에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학생 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큰 문제다. 36학급 규모로 개교했는데 학생이 계속 유입돼 현재는 52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는 62학급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다목적실 등 학교 공간을 전부 교실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교실이 부족해 올 겨울부터 10학급 규모의 건물 증축을 시작한다. 또, 강당과 급식실 증축 등 여러 공사로 교육환경이 나빠질 전망이다. 이번에 건물을 증축하더라도 과밀학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물리적 환경 변화에 교사들의 고민도 깊다. 이때문에 교사들은 이번 여름방학부터 워크숍을 진행하며 내년 교육과정을 치밀하게 준비할 예정이다.

류현섭 교무부장은 “물리적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 앞으로 교육과정을 준비할 때 최대 난제다. 교사들이나 학부모들과 함께 최대한 질 좋은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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