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 네 번째 '서구'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청년에게 맡기면 사회적 비용 발생할 수 있지만, 청년에게 역할과 자율성을 부여해야한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회와 인천청년협회(준)가 지난 25일 인천 서구 가정동에 있는 ‘가정집’에서 진행한 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에 참석한 청년들의 주요 의견이다.

네 번째로 서구에서 열린 모임은 한희순 인천시 청년활동지원팀장?오혜원 인천시 청년정책과 주무관과 서구 청년창업지원팀 주무관이 각각 시와 구의 청년정책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토론에는 더불어민주당 유세움(비례) 시의원과 정인갑(서구마), 정진식(서구다) 구의원이 참석했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회와 인천청년협회(준)가 지난 25일 인천 서구 가정동에 있는 ‘가정집’ 청년대화 모임을 개최했다.

“청년정책 전담 위한 조직개편 시행”...“7월 중 청년지원팀 신설”

서구 주무관은 남동구 청년정책을 설명하면서 “청년 업무를 종합적으로 기획?조정해 협업을 이끌고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담 부서 필요성을 반영해 7월 중 청년지원팀이 신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에 있는 기초 자치단체 중 청년정책 담당 부서가 있는 곳이 거의 없어 최근 기초단체별 청년정책 담당 부서 신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통 일자리창출을 담당하는 부서가 청년정책을 총괄하다보니 정책이 일자리?창업 일변도로 추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담당부서가 없어 예산배정 등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날 참석한 서구 주무관에 따르면 서구 1년 예산 약 9000억 원 중 청년에 쓰이는 예산은 8억5000만 원으로 0.1%에 불과하다.

서구가 올해 청년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은 ▲청년일자리 창출지원사업 ▲청년 취업 역량강화지원 ▲청년 창업 지원사업 ▲청년 문화예술 지원사업 ▲창업 공간?열린 소통 교류의 장 조성 등이다.

“도시재생사업을 기반으로 청년창업과 취업을 지원한다”

장은주 W42 청년협동조합 대표

‘가정집’은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기존 빈집을 활용해 카페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은 주민공동체 쉼터이자 W42(우리사이) 청년협동조합의 사무실로도 사용되고 있다.

장은주 W42 대표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W42 청년협동조합은 다같이 잘 살기 위한 마을을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 사업으로 청년 창업과 취업 등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W42는 현재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하나의 작은 사업체에 불과하지만 향후 청년 스타트업과 청년 취업의 메카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 대표는 “‘가정집’ 같은 청년 거점공간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청년이 창업하면 결국 청년을 고용하게 되며, 이는 곧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W42 청년협동조합의 두 번째 거점은 서울시 서대문구 경기대학교 인근에 오픈할 예정이다.

“행정이 청년활동가 역할과 자율성을 만들어줘야 한다”

청년활동가 라정민 씨는 “행정이 현장(지역)에 청년활동가를 파견하면 그 청년은 지역 주민과 고민하며 나름의 결과물을 만들어 보고하지만, 보고한 대다수의 안건은 반려당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라정민 청년활동가

이어 “지역에서 주민과 소통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정말 힘들다”라며 “주민을 설득해 만든 결과물이 반려당하면 그 청년은 주민들에게 ‘거짓말쟁이’가 된다”고 말했다.

또 “이는 행정이 청년의 의견을 반영할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행정은 청년활동가의 역할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체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 씨는 청년들을 대하는 기성세대의 태도도 꼬집었다. 라 씨는 “청년을 대하는 인권?태도에 문제가 있어 지적하면, 기성세대는 덮으려고만 한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덮는 것이 아니라 재발방지 대책”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에서 청년활동가를 대하는 태도도 이로부터 기인하는데, 청년을 대하는 인권?태도를 지역에서 어떻게 만들 것인지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이우택 독립서점 ‘잇다’ 대표는 독서모임에 빠져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네서점이라는 쉽지 않을 길을 택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서구는 청라?검단 등 신도시가 최근에 만들어지다 보니 문화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라며 “독립서점 ‘잇다’는 문화공간 부재,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역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런 문제들은 지역에 청년들이 활기를 불어 넣고 활동하면서 풀어가야 하는데 지자체에서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쪽부터 유세움 시의원, 정진식 서구의원, 정인갑 서구의원이 청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년이 운영하는 청년센터 필요하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 청년이 운영하는 청년센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유세움 시의원은 “청년센터를 청년이 운영하면 사회적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그 비용은 지차제가 감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 사회적비용투자는 지자체와 청년이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며, 청년감수성을 이해하는 절차다”라며 “청년이 운영하면 실패할 수도 있는데 그 청년이 쓰러졌을 때 어떻게 일으켜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식 서구의원은 “서구에 청년센터를 짓고 싶어 최근 땅도 보러다니는 등 추진을 고민 중”라며 “청년에 위탁해 운영하는 문제는 청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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