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천, 대학이 도시의 미래다 ①
[기획] 인천, 대학이 도시의 미래다 ①
  • 백종환 기자
  • 승인 2019.07.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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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

[인천투데이 백종환 기자]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은 세계 최고 교육도시다. 미국의 자랑인 하버드대학이나 MIT가 있어서만 그런 게 아니다. 신흥 명문대 클럽인 '뉴-아이비리그'로 분류되는 보스턴칼리지(BC)와 유구한 역사의 보스턴대학(BU), 버클리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 등 세계적인 대학들이 찰스강을 중심으로 걸어서 10분 거리에 이웃해 있다. 보스턴은 마치 하나의 거대 대학캠퍼스 같다. 이들이 지역과 함께 공유하고 상생하며 도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최대 도시는 누가 뭐래도 상업·금융·무역의 중심지 뉴욕이다. 자동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보스턴은 인구 62만 명에 불과한 중소도시지만 뉴욕 못지않은 도시 경쟁력과 자부심이 있다. 여기에는 미국 역사의 출발점이자 독립의 발상지라는 독보적 위치가 작용한다.

여기에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모인 대학들이 지역과 상생하며 보스턴의 자부심을 지켜주고 있는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구중심 대학들과 기업이 힘을 모아 IT·바이오·약학의료 분야에서 가장 앞선 도시로 자리매김 했다. 대학들의 존재만으로 도시의 위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메사추세스공과대학(MIT) 킬리언코트. 기자가 찾은 날은 졸업식(6월8일) 3일전이었는데도 행사 리허설이 근엄하게 진행중이었다. 킬리언코트 졸업식장은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한 가운데 학생들이 학사모를 공중에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종환 기자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킬리언코트. 기자가 찾은 날은 졸업식(6월8일) 3일전 인데도 관계자들이 참석한가운데 행사 리허설이 근엄하게 진행중이었다. 이틀간 진행되는 킬리언코트 졸업식은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학생들이 학사모를 공중에 던지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 백종환 기자

인구 300만 명 도시 인천은 겉으로는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수도권 규제에 묶여 대학 신설은 아예 불가능하고, 증설도 매우 까다롭다.

인천에는 올해 개교 65주년을 맞은 인하대와 40주년 된 인천대, 초등교사의 산실 경인교대가 대표적인 대학들이다. 여기에 얼마 전 송도국제도시에 일부가 이전한 연세대와 5개 외국 대학들이 하나의 캠퍼스를 이룬 인천글로벌캠퍼스도 있다. 숫자로만 보면 국내 어느 도시와 견줘도 뒤지지 않지만, 이들이 지역 상생에 동참하는 모습은 아직 낯설다.

서울시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지역 대학들과 의미 있는 지역 연계사업을 진행했다. 서울시 사회혁신 정책 사업의 한 분야인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학생들의 이론·실천적 경험을 접목하고자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경희대-시민교육 ▲연세대 -마을학 개론 강의 ▲서울시립대-마을만들기 스튜디오 ▲국민대-마을공동체론 ▲숙명여대-지역문화예술 참여하기 등이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센터는 사례를 묶어 ‘마을을 펴다 대학을 품다’라는 대학과 지역사회 연계사업 성과자료집도 냈다.

이 가운데 국민대 사례는 대학과 지역에 어떻게 상생하는지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2015년 마을공동체론 첫 수업을 준비하면서 ‘마을이해-주민공유-프로젝트 발굴 추진-성과공유’등 4단계로 수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이어 담당교수는 학생들과 한달 내내 성북구 정릉동 배밭골 곳곳을 돌며 동네 상인과 자취생, 주민들과 자연스레 친분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지난 70여 년간 주민화합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고 ‘배밭골 산신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동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이와 연계한 ‘솔밭길 문화축제’도 기획했다. 동네 맛집과 명소, 문화유적 등을 담은 지도를 만들고, 방치돼 있는 ‘정릉천 개울랜드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수업은 현장에서 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낯선 수업방식과 주민들의 낮은 호응으로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3년간 이어진 꾸준한 소통으로 배밭골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을 갖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인하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공동 참여해 학교 인근 미추홀구에서 마을 벽화그리기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공동 참여해 학교 인근 미추홀구에서 마을 벽화그리기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 인하대 제공

인천시는 지역 대학들과 멘토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지역 초·중·고교생들의 학습을 돕고, 대학체험 참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2013년 연세대학교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벌인 ‘연인 멘토링’이 출발선이다.  초중고생들의 대학 기숙사 체험과 홍보투어, 학생 맞춤형 특강, 자유학기제 맞춤프로그램 운영 등이 주된 내용이다.

지난 2015년부터는 시와 시교육청, 4개 지역대학(경인교대, 연세대, 인천대, 인하대)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매년 1천700여명의 멘토(조언자)와 3천500여명의 멘티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 초·중·고교생에게 멘토링을 통해 맞춤식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로 결정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인천시가 사업 참여 대상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멘토(1천 200명)들은 멘티들에 대해 83.9%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보통 12.4%, 부정은 3.7% 였다. 멘티(3천 713명)들은 멘토들에 대해 긍정 93.4%, 보통 5.1%, 부정 1.6% 였다. 멘티, 멘토 모두 90.5%가 멘토링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도서지역과 먼 거리 학생들은 사업 참여가 힘들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대학생들의 멘토 신청율도 낮다.

시는 올부터 인하대 ‘섬사랑 봉사활동’이나 연세대 ‘진로 멘토링캠프’ 등을 통해 도서지역 멘토링 사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영종도 지역 멘토링 활동비도 기존 8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했다. 대학생들에게 사회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고, 우수 지도교사 표창도 준다.

하지만 멘토링사업이 아직은 초기 단계인데다 내용도 외국어교육이나 독서지도 등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어서 성과는 미지수다. 인천에서는 아직도 지역과 대학 사이에 일정한 거리감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시는 올 초 인천지역 대학생들과 공동으로 중구 개항장 재생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올 초 인천지역 대학생들과 공동으로 중구 개항장 재생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인천시 제공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