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영화공간 주안’서 30여편 무료상영···슬로건 ‘가로지르는’
개막작 ‘핑크페미, 폐막작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나는 반대한다‘
제15회 기념 ‘성평등 문화 확산 토론회’도 함께 열려

[인천투데이 이승희 기자] 제15회 인천여성영화제가 ‘영화공간 주안’에서 7월 12일 오후 7시 개막식과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14일 오후 7시 폐막식과 폐막작 상영까지, 총3일간 열린다.

2005년에 시작한 인천여성영화제는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인천이 보다 성평등한 도시가 될 수 있게 함께 생각하고 나누는 자리다. 올해 영화제는 <인천투데이>와 인천여성영화제조직위원회(단체 40여 개와 개인으로 구성)가 주최하고 인천여성회와 모씨네사회적협동조합이 주관한다.

제15회 인천여성영화제 메인 이미지.

제15회 인천여성영화제 슬로건은 ‘가로지르는’이다.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위치에서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냈고 인천여성영화제 역시 용기 있는 그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로 여성의 목소리를 드러냄으로써 남성 경험을 보편으로 상정해온 남성중심사회에서 보이지 않던 차별과 억압을 가시화하고자 했다.

인천여성영화제조직위원회는 “올해 영화제는 자신의 경험에 뿌리내린 목소리를 낸 용기로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며 대화를 시도하려한다”며 “세대를 가로지르고 장애를 가로지르고 성 정체성을 가로지르고 국경을 가로지르고 체제를 가로지르고 계급을 가로지르는 대화 속에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다른 내일’을 상상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제15회 인천여성영화제는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은 장ㆍ단편 영화와 청소년미혼한부모 워크숍 수료 작품 등 30여 편을 무료상영하고 GV(관객과 대화) 총11회를 진행한다.

아울러 15회를 기념해 12일 오후 3시에는 ‘인천 성평등 문화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영화공간 주안에서 연다. 변재란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가 ‘영화를 통한 성평등문화 확산과 지역여성영화제의 힘’이라는 주제를 발표하고 인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자원활동가, 시민,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인천시 여성정책과 공무원 등이 함께 토론할 예정이다.

■ 개막작 ‘핑크페미’

한국│2018│23분│남아름│다큐멘터리

감독의 엄마는 여성운동가다. 감독은 엄마가 일하는 여성인권단체를 놀이터 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고 엄마 의도대로(?) 여자다움에서 벗어난 꼬마 페미니스트로 자랐다. 그러나 엄마의 페미니즘은 감독의 성장과정에서 매순간 갈등을 빚었다. 감독은 꼬마 때는 쳐다보지도 않던 핑크색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20대가 됐을 때 세상은 미투운동으로 떠들썩했고 감독은 핑크에 집착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핑크페미’는 20대 여성 감독이 자신의 성장과정을 경쾌한 리듬으로 복기한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사적 다큐멘터리이지만 감독에게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큰 영향을 끼친 엄마의 페미니즘과 20대 감독의 현재 고민이 겹쳐지며 ‘핑크를 좋아하는 내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라는 감독의 질문은 관객들에게 세대를 가로지르는 페미니즘 간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 폐막작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

미국│2018│98분│벳시 웨스트, 줄리 코헨│다큐멘터리

올해 85세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BG)는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이다. 다분히 남성 중심적이던 연방 대법원에서 RBG는 이 영화 부제 그대로 ‘나는 반대한다’를 외치며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앞장선다. 그녀의 용기는 놀라운 법적 선례를 남겼고 작은 체구에 완고한 인상의 할머니 대법관 RBG는 미국 대중문화의 ‘힙’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다.

영화는 RBG가 법조인이 되고 1993년 미국 사법부 최고기관이 되기까지 과정을 마치 극영화처럼 흥미롭게 보여준다. RBG 삶의 여정은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성취를 이뤄낸 빼어난 여성 개인의 승리이기도 하지만, 법조인으로서 그녀의 선택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권리를 중요한 법적 이슈로 끌어올리고 결국은 변화를 이끌어낸 사회적 성취였다.

차별과 부조리에 맞서온 RBG의 ‘나는 반대한다’는 지금과는 다른 내일을 꿈꾸는 모든 여성들에게 뜨거운 용기가 돼줄 것이다.

제15회 인천여성영화제 상영 일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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