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토론ㆍ놀이 수업으로 아이들 함께 키우는 마을
[연중기획] 토론ㆍ놀이 수업으로 아이들 함께 키우는 마을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06.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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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川, 마을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21)
계양구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편집자 주>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 갈등, 각종 지역 문제로 인해 지역공동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함께하는 삶의 시작점인 ‘마을’을 나와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마을공동체운동과 사업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구 300만 명의 대도시 인천은 8개 구와 2개 군으로 이뤄져 있고, 구ㆍ군마다 수십 개의 동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수많은 마을들이 있다. ‘마을’이란 동 단위 보다는 작은 규모의 공간이다. 하지만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을 함께 하면서 소통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주민들이 모여 자신들이 속한 마을에 관한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마을공동체를 이룰 때 진정한 마을이라 할 수 있다.

마을은 도시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세포와 같고, 그래서 마을이 살아야 도시가 살 수 있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를 높이고 참여를 넓히기 위해 <인천투데이>는 올해 인천의 다양한 마을공동체를 만나 그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학부모들이 디베이트 수업 공부
 

지난 5월 성지초교 학생들과 디베이트 수업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지난 5월 성지초교 학생들과 디베이트 수업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2016년에 작전초등학교(계양구 작전동 소재)가 진행한 인문학 강좌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디베이트’ 수업을 접했다. 디베이트는 찬반이 나뉠 수 있는 논제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과 근거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토론을 말한다.

강좌 이후 디베이트 수업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들이 모여 2017년 9월에 ‘계양아람학당’이라는 이름의 디베이트 수업을 계양구 교육혁신지구 사업으로 유치했다.

이 수업을 들은 학부모들은 디베이트 수업이 ▲의사소통능력(읽기ㆍ쓰기ㆍ말하기ㆍ듣기) ▲사고력(비판ㆍ분석ㆍ논리ㆍ철학ㆍ입체ㆍ통합적 사고) ▲태도와 정서(인정ㆍ존중ㆍ배려ㆍ협력ㆍ끈기ㆍ자신감ㆍ절제 등) ▲지식과 학습(토론이해ㆍ자료조사ㆍ분석ㆍ요약)에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았으며, 디베이트 수업에 푹 빠졌다.

이 수업 이후 학부모들이 모여서 공부하다가 지난해 교육혁신지구 사업으로 중급 과정 수업을 들었고 수강생 5명이 한국디베이트코치협회 3급 자격증을 땄다. 같은 해 8월에는 학부모들이 모여 마을공동체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를 창립했다. 네트워크는 2ㆍ3차 디베이트 코치 자격 취득자를 배출했으며, 지금까지 자격증을 딴 회원은 모두 9명이다.

“아이는 마을이 함께 키운다”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창립

 

2018년 12월 안남중 디베이트 수업 후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코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2018년 12월 안남중 디베이트 수업 후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코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학부모들은 ‘아이는 마을이 함께 키운다’는 생각으로 학부모들부터 배우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취지로 네트워크를 창립했다. 처음에는 내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에서 디베이트 수업을 시작했는데, 그 생각이 마을에 함께 살고 있는 다른 아이들한테까지로 확장됐다.

네트워크는 창립 이후 안남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베이트 수업을 진행했다. 9월에는 1~2학년 학생들과 ‘학교폭력 방관자를 처벌해야한다’는 논제, 11월에는 3학년 학생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인간관계에 유익하다’라는 논제를 가지고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학생들의 토론은 코치로 참여한 학부모들의 심장을 뛰게 할 정도로 진지했다.

네트워크는 작전초교에서 놀이수업과 강사 초빙 연극수업도 진행했다. 지역에 있는 역사적 장소(영신군이이묘,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의 손자이자 의성군 채(采)의 여섯 째 아들과 그 부인 묘)를 방문하고 받은 상품권으로 작전시장을 체험하는 ‘지역 역사 어린이 팸 투어’를 작전시장상인회와 함께 개최했다. 어린이들에게 마을과 마을 역사를 알려주자는 취지였는 데, 작전초교와 작전어린이집, 계산유치원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10월부터 10주 동안 토요일마다 작전시장 내 도로를 차단하고 전통놀이, 타투, 보드게임, 공예 등을 체험하는 ‘까치골 문화마당 토요장터’도 진행했다. 남녀노소 모두 참여해 작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마을신문도 제작
 

지난 3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놀이수업 모습.(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지난 3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놀이수업 모습.(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네트워크는 올해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활동에 힘입어 계양구 마을학교 지원 사업 공모에서 선정됐다. ‘동네랑 놀자’라는 제목으로 초등학생·학부모 대상 놀이 수업과 연극 수업을 진행한다. 이외에 작전시장 까치골 문화마당(토요장터), 독서토론 수업, 지역 역사 투어를 진행한다.

네트워크 창립 계기가 된 디베이트 수업도 계속한다. 현재 양촌초교에서 진행 중인데, 7월에는 서운중학교에서 할 계획이다. 회원들은 전문성을 좀 더 가지기 위해 2급 디베이트 코치 자격증을 따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그동안 도움을 주는 역할에 머물던 마을신문 제작에도 나선다. 그동안 6호까지 발행된 ‘작전동 마을신문’ 7호를 7월에 발행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회원들은 마을신문 제작을 위해 4주간 교육을 받기도 했다.

하성숙 네트워크 대표는 “내 아이 공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마을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으로 확장됐다. 디베이트와 놀이수업 교육을 직접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해 강사로 활동하게 됐다”라며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경험하고 맡아 힘든 점도 있지만, 집에만 있다가 이렇게 활동하니 자존감이 높아지고 나를 찾는 모습에 뿌듯함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놀이수업을 진행해 놀이수업을 배운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많은 학교에 놀이수업이 전파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회원들과 계양구에서 디베이트 대회를 열겠다는 꿈도 꾸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작전시장에서 진행한 ‘까치골 문화마당 토요장터’ 모습.(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
지난 5월 작전시장에서 진행한 ‘까치골 문화마당 토요장터’ 모습.(사진제공 작전마을학교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