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 개항부터 광복까지 시대상 알 수 있어
교통 편리하고 인접한 공원 등 여가 즐기기 제격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제물포는 1876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체결된 이른바 ‘강화도조약’에 의해 1883년 개항했다. 서구 열강과 일제에 의한 침범, 식민수탈 창구로 유린당하는 등 오욕의 역사를 감내한 인천은 대한민국 근대사의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한 역사의 도시에서 인천 시민들은 희망을 바라보고 살아간다.

인천도시역사관 전경

이러한 인천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인천의 근대와 현재를 잘 정리해 전시한 ‘인천도시역사관’을 가보자. 역사관은 인천 연수구 송도에 위치해 있다. 인천 역사를 공부하기 위한 필수 방문지다. 

역사관은 지난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때 ‘인천도시계획관’으로 문을 열었다가 2014년 인천시립박물관에 인수됐다. 시립박물관 5곳 중 하나이며 2017년 ‘인천도시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

공간은 크게 1층 근대도시관과 2층 인천 모형관, 그리고 3층 인천경제자유구역 모형관으로 구성돼있다. 1층에는 신진자동차에서 1968년식 ‘크라운’과 1970년식 ‘코로나’ 자동차의 실물이 전시돼 있다.

조선 흥선대원군은 1867년 강화도 덕진진에 '해문방수타국선신물과’(海門防守他國船愼勿過)라는 경고비를 세웠다.
1876년 강압적으로 체결된 ‘조일수호조규’(사진 왼쪽)

 근대도시관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9세기 말 화도진과 수로 등을 볼 수 있는 ‘화도진도’와 1867년 흥선대원군의 명으로 강화도 덕진진에 세워졌다는 비석이다.

비석에는 ‘해문방수타국선신물과’(海門防守他國船愼勿過)라고 음각돼 있다. 이는 ‘바다의 관문을 막고 지키고 있으니 다른 나라 선박은 함부로 통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엄명(嚴命)과도 같은 이 말은 당시의 결연한 쇄국의지를 담고 있었으나, 서구 열강과 일본에 의한 계속된 국토 침탈과 국권 유린으로 거품처럼 사그라들었다.

조선은 결국 침탈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애쓰던 일본에 의해 1876년 ‘조일수호조규’(朝日修好條規), 이른바 ‘강화도조약’을 강압적으로 체결하고 부산에 이어 1883년 제물포를 개항하기에 이른다.

근대도시관에는 제물포 개항 이후 ‘을사늑약’과 광복에 이를 때까지 인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게 유물과 기록 등을 전시하고 시대상을 시기와 테마별로 재현해 놨다. 관람을 통해 그 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진센’에서 ‘조센진’으로 살었던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

역사관 2층은 현재 인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인천의 지리를 모형으로 제작했다. 3층은 인천경제자유구역 모형도가 있다. 한눈에 볼 수 있는 모형도는 인천 시내와, 강화·영종 등을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이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다.

역사관은 향후 전시 개보수 작업을 통해 2층과 3층을 각각 현대도시관과 도시생활관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역사관은 3층에 걸친 상설관 외에도 2층에 기획전시실을 꾸며 특별전시도 한다. 그동안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 ‘풍경에 살다, 인천’ 등을 개최했고, 현재는 3월부터 열린 ‘2019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전’이 진행한다.

10명의 작가전은 김보섭·류재형·오석근·조오다 등 인천을 대표하는 작가 10명이 각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인천을 조명하는 기획전시다. 최근에는 류재형 사진가가 전시를 했고, 오는 26일부터 내달 9일까지는 유광식 작가가 ‘얼음집이 녹는다’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역사관은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조사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조사연구는 앞서 전시 프로그램에도 기획된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가 대표적이고 역사관 홈페이지에서도 조사보고서를 볼 수 있다.

교육·체험 프로그램에는 시즌별로 진행하는 ‘도시탐사’ ‘미식 기행’ 이 있고, 초등학생과 유아를 대상으로 ‘교실 밖 놀이터’ ‘꼼지락 놀이터’등을 운영하고 있다.

역사관은 ‘역사’라는 분야에 한정된 것뿐만 아니라 과거와 이어진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이해하고 인천을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송도신도시 중심에 있는 역사관은 송도 트라이볼과 센트럴공원 등이 인접해 있어서 공연·전시 등 문화를 향유하고 여가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원에서 산책하고 역사관으로 들어가 1층 ‘수다방’ 카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조용한 공간으로 독서를 즐기기에도 좋다. 더운 여름 도심 피서지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사관 앞에는 상시적으로 인천시티투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역사관 관람을 마쳤다면 시티투어 버스에 탑승해 인천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역사관을 가기 위해서는 91·92·103-1번 버스를 이용해 인천경제청이나 역사관 앞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인천1호선 전철 센트럴파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주차장은 건물 옆이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