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3명 연서명 받아 … 추가 고소·고발도 계획 중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22일 째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로 피해를 받고 있는 인천 서구지역 주민들이 인천시 관계자를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고소·고발을 위한 연서명에만 3543명이 참여했다.

20일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인천 서구 주민들이 수돗물 사태의 책임을 물어 김승지 전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장을 고소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천 서구 수돗물 피해 주민들을 대표해 ‘너나들이 검단·검암맘카페’ 운영자 이수진씨는 20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지역주민 10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지 전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장을 검찰에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천지부의 자문을 받은 주민들은 우선 수도법위반·직무유기·업무상과실치상죄 등 3가지 위법 혐의로 고소·고발한다. 시는 지난 18일 붉은 물 사태의 책임을 물어 김 전 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새 본부장으로 교체했다.

주민들은 향후 이밖에 다른 위법 사항의 혐의가 확인되면 추가 고소·고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수돗물 사태가 터진 지 오늘로 22일이 되는데, 어제 검단·검암지역 등을 중심으로 다시 수돗물 상태가 최악이라는 민원이 쇄도하고,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아이를 포함한 주민들은 20여일을 생수로 씻고 양치하고 세수하고 식사준비를 하고 있기에 지금의 상황은 재난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8일 환경부는 시의 담당 공무원들이 아무 생각 없이 수계 전환을 해서 사건이 발생했고, 사건 발생 후에도 후속 대응 조치를 안해 피해가 막대하게 커진 ‘100% 인재’라고 발표했다”며 “이런 상황이기에 시 관계자를 고소·고발하는 것이다. 지금 상화에서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빠른 사태의 수습이이게 당국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표 고소·고발자 이수진씨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고소·고발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며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모두 고소·고발할 생각이 아니라 책임자에 대해서만 고소·고발을 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필운 민변 인천지부 변호사는 “20일 이상 지속되는 피해 속에서 정부조사결과 이후에야 사용 말라는 권고가 나왔다”며 “수백 명의 피부 질환자가 발생했기에 시와 관계기관의 대응이 총체적 부실이라고 판단해 민변 인천지부에서 5명의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피해주민들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5월 30일 공촌정수장에서 수계전환을 하는 과정 중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아 이물질이 포함된 수돗물이 서구 검단·검암지역으로 유입되며 발생한 붉은 물 사태는 영종과 강화지역까지 퍼진 후 22일째로 장기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8일 시의 모든 대응 과정이 부실했고, ‘100% 인재’라며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돗물의 정상 공급은 이달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지만, 22일째인 20일에도 피해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시에 따르면, 수돗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사 소견이 나온 피부질환과 위장염 환자는 19일 현재 각 48명과 25명에 달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