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중요하지 않아, 경제 살릴 적임자 필요” 주장

4ㆍ29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재훈(54)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GM대우를 살릴 수 있는 확실한 복안이 있다”고 주장하며, 후보로서 첫 행보를 가졌다.

▲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25분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부평, 인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는 어디 지역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GM대우를 살릴 수 있는 확실한 복안이 있다”고 주장했다.

GM대우 문제에 대해 이 후보는 단기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내의 공감대를 형성해 협조를 얻어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 출신임을 내세워 관계부처의 협조를 통해 GM대우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주장이며, 여당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GM대우 문제를 해결, 정치신인으로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5월 예고되고 있는 GM본사의 구조조정에서 GM대우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저의 통상 경험을 살리겠다”면서, “단기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면, 장기적으로 GM대우가 세계 소형차시장과 전기자동차 생산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R&Dㆍ우수인력 배치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낙하산 공천 대상자라는 주장에 대해 이 후보는 “부평 출신이 아닌 것은 부정하지 않겠지만,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면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번 공천 결과에 불만이 있는 한나라당 예비후보들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당의 의지를 이해한다면 기꺼이 저를 도와줄 것이고, 제가 나서서 감싸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공천 심사 전날, 후보 제의를 받을 때까지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과도 어떤 교감도 없었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또한 이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비공개로 하지 않았으며, 전략공천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후보가 공천을 받은 바로 다음날 기자회견을 통해 GM대우 문제 해법을 밝힌 것으로 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과 사전 교감을 충분히 했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11시에 예정된 기자회견장에 25분이나 늦게 도착했으며, 기자회견에서 GM대우 문제 해법 제시 말고는 다른 정치적 비전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아 급조된 후보란 지적이 기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 후보가 GM대우 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후보의 주장은 민주당과 언론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 실현가능성은 알수 없다.

하지만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부평을 방문해 밝힌 ‘정부가 GM대우에 1조원대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발언과 연관성이 높아, 선거 중반에 정부나 여당을 통한 GM대우 유동성 자금 지원이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안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 부평을 방문해 “GM대우가 인천 경제의 25%를 점유하고 있는데, 현재 GM대우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약 1조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런 거금을 투여할 정당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면서 “부평에서 여당 후보가 되어야 GM대우를 살릴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재훈 후보 기자회견 일문일답>

-낙하산 공천 반발이 있다. 해결 복안은?
▶부평 출신이 아닌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 지역 출신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 핵심은 경제 문제를 성취할 수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예비후보들이 저라도 정말로 실망스럽고, 좌절할 것이다. 하지만 예비후보들도 한나라당을 위해서 후보로 나섰던 분이다. 한나라당 경제 살리기에 동참을 한다면 이해할 것이다. 제가 나서서 감싸 안고 가야한다고 본다.

- 비공개로 공천신청 했다는 후문인데?
▶공천 신청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

- 대우 회생 방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단기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도 중요하지만, 정부 내의 공감대가 시급히 형성돼야한다. 그것을 위해서 제가 나설 것이다. 제 출신 배경인 지식경제부가 나서도록 하겠다. 관련 부처에서 합의가 이루어져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

두 번째는 GM이 연간 950만대를 생산하고 GM대우는 2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GM 생산의 20%를 GM대우가 담당한다. 소형차 비중은 더욱 크다. 5월말까지 미 행정부에 의한 구조조정 시 GM대우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세 번째는 GM 구조조정의 문제를 뛰어 넘어 GM대우가 세계 소형차 부분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려면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도록 하겠다. 전기자동차 생산 등을 위해 R&D지원, 우수인력 배치 등을 지원하겠다. 산업 경험이 없으면 이런 일을 추진할 수 없다.

- 여당 핵심 인사나 청와대 힘이 작용했다는 설이 있는데?
▶난 공천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니 청와대 교감 등은 전혀 없었다.

- GM대우 유동성 문제는 GM으로부터 차량판매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서 발생했다. 그 규모도 크다. 만약 유동성 지원 후 GM이 파산 등을 한다면 엄청난 혈세 낭비 우려도 있는데?
▶GM은 헝가리 등에 채권이 많다. GM도 구조조정 문제에서 GM대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GM대우의 운명을 자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 GM대우가 어려움을 겪지 않는 부분에서 대안을 마련해야하고, 유동성 문제가 닥치면 나서줘야 한다.

-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취지냐?
▶구조조정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인데,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특히 GM대우 근로자와 하청업체 걱정이 앞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에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한다. 하청업체 등의 어려움은 제가 책임지고 맡겠다.

- 한나라당도 야당시절에 비리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에서는 재선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천명했는데, 재선거에 나온 배경은?
▶난 정치 초년생이다. 제가 여기 뛰어나온 것은 GM대우 문제를 해결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급하게 왔는데) 이제야 숨이 가라앉는다. 제가 일일이 미리 연락을 해야하는데, 당이 결정할 때까지 자제했다.

제가 금년 초에 차관으로 일할 때 인천에 두 번 와서 (기자들과) 점심 먹으면서 자유스럽게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공식 상견례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주목해 달라. 인간 이재훈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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