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주민들, 수돗물 사태 규탄 집회 열어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16일 오후 인천 서구 완정역 앞 공원에 모인 서구 주민들이 수돗물 적수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수질 적합 좋아하네, 도대체가 몇일째냐” “생수 없고 대책 없고,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깨끗한 물 공급하라, 인정하고 사과하라” “책임자를 처벌하고 책임있게 해결하라”

16일 오후 5시, 인천 서구 당하동에 소재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완정역 앞 공원이 분노한 서구 주민들의 구호 소리로 가득찼다. 지난달 30일 서구에서 시작된 수돗물의 적수(붉은 물) 사태가 18일째 이어지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날 완정역 앞 공원에선 너나들이검단검암맘·검단총연합회·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로 구성된 ‘인천 서구 수돗물 피해 주민대책위(준)’가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검단·검암·청라지역 뿐 아니라 연희동 등 서구 지역 주민 2000여 명이 참여해 인천시와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참가자들은 “수돗물 적수 사태가 수습은 커녕 오히려 더욱 확대되고 있지만, 발생 18일째인 오늘까지 시민들이 납득하고 인내할 수 있을 만한 시의 대책이나 지원책은 전무한 상태”라며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아직도 ‘수질이 적합하다’라는 안내만 하고 있어 주민들의 피해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는 연일 미추홀 참물을 비롯한 생수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정작 주민들은 ‘도대체 생수 지원은 왜 없냐’고 아우성”이라며 “학교·유치원급·어린이집 급식은 엉망진창으로 제대로 된 지침조차 없어 부실한 대체급식을 하거나 무리한 생수급식을 하고 있고, 학부모들의 원성 속에 아무런 대책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최근 시가 ‘사태가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피해 지역이 서구를 넘어 영종도와 강화도로 이어지는데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검단·검암의 경우 18일째인 오늘까지도 수도 오염 사진이 지역 커뮤니티 인터넷 카페에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오후 인천 서구 완정역 앞 공원에 모인 서구 주민들이 수돗물 적수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집회에서 발언을 한 인터넷 카페 ‘달콤한 청라맘스’의 매니저는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데, ‘수돗물이 식수로 부적합하다’ 또는 ‘생수를 어떻게 지급하겠다’는 안내 문자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라며 “바로 이것이 300만 도시라는 인천 행정의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인천시장과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지금 당장 주민한테 사죄하고, 책임자 처벌을 약속해야 하며 현 사태가 재난사태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전초등학교 한 학생은 “여름이라 집에 오면 샤워를 해야 하는데, 흙물이 나와서 제대로 씻지를 못해 너무 속상하다”고 했고, 검단지역 상인은 “18일째 가게 문을 못 열고 있다. 제발 빨리 해결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끝으로 ▲인천시장과 상수도사업본부장의 즉각 공개 사과 ▲현 상황에서 수돗물은 식수로 사용이 ‘불가능함’을 피해 지역주민들에게 공지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생수 공급 ▲학교·어린이집·유치원·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급식 문제 최우선 해결 ▲수도세와 생수 구입비 등 피해 보상에 대한 확실한 약속 ▲사태수습 과정과 향후 계획의 투명하고 신속한 공유 ▲재난지역 선포와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 ▲책임자 처벌과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노후배관 교체와 상수도 관리 운영의 혁신적인 쇄신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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