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 사태 영종도까지 확산되자 위기관리능력 도마 위에 올라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보름을 넘겼지만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구 검단과 검암에선 여전히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영종도까지 확산됐다.

시는 영종지역 피해가 이번 수계 전환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면서도, “역방향으로 공급된 상수도 일부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계 전환 영향으로 ‘붉은 수돗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영종지역도 서구와 동일하게 피해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고 13일 밝혔다.

영종도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인천상수도본부가 뒤늦게 발표하자, 인천녹색연합은 14일 성명을 내고 “수계 전환이 미치는 영향을 한국수자원공사와 일주일 넘게 논의해야 알 수 있단 말인가”라며 “상수도본부의 상수도 관리능력을 의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종도 주민으로 구성된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난 2일 수돗물에서 붉은 물이 섞여나왔다”고 주장하는 글이 개제됐다.

옹진군과 강화군 일부를 제외한 인천 수돗물은 팔당과 잠실 두 곳에서 취수한 한강 물을 사용한다. 팔당에서 취수한 물은 남동정수장과 수산정수장에서 정수해 남동구와 연수구, 미추훌구, 중구 일부로 공급하고, 팔당과 잠실 풍납취수장에서 취수한 물은 부평정수장과 공촌정수장에서 정수해 부평구와 계양구, 서구, 중구, 동구, 강화군 등 나머지 지역에 공급한다.

시는 이번 사태가 수계전환(정수장에서 가정까지 공급 관로 변경)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보름이 넘게 적수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관리능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상수도 수계와 도면이 다 나와 있는 상태에서 영종지역의 관련 가능성 확인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지 의문이다. 한강 원수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정수는 잘 됐는지는 정수장에서 바로 알 수 있다”며 “정수장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당연히 정수장과 가정까지 관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상수도관로 노후문제, 누수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점들을 쉬쉬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서구에서 처음 발생한 적수 사태 초기 만해도 단순히 수계전환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와 노후 관로 등의 문제쯤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이제는 상수도본부의 상수도관리 능력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나오면 책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상수도본부의 조직 쇄신을 주문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상수도관리능력은 본부장 자리에 퇴직공무원 출신이 아닌 사람이 온다고 향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수도본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직쇄신안을 마련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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