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 세 번째 '남동구'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전임 구청장에 비해 청년 관련 정책은 정말 많은데, 청년 담당부서도 없고 예산도 너무 적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회와 인천청년협회(준)가 지난 11일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구월테크노밸리 C동 2층 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연 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에 참석한 청년들의 주요 의견이다.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 세 번째 청년대화모임이 지난 11일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세 번째로 열린 모임은 오혜원 인천시 청년정책과 주무관과 김기범 남동구 일자리정책과 주무관이 각각 시와 구의 청년정책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토론에는 더불어민주당 유광희(남동바)ㆍ조성민(남동라) 남동구의원도 참석했다.

자신을 남동구 막내 의원이라고 소개한 조 의원은 “청년정책을 추진할 때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큰 힘이다”라며 “청년들이 실제로 무엇이 필요한지 많이 듣고 싶다. 간담회나 토론회 등을 주기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청중 질문에 관계자들이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혜원 인천시 청년정책과 주무관, 김기범 남동구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서봉만 인천연구원 연구원, 유세움 시의원, 유광희 남동구의원, 조성민 남동구의원.

“남동구 청년예산 연간 30억 원, 담당부서 신설 시 증액 기대”

김기범 남동구 주무관은 남동구 청년정책을 설명하면서 “남동구 1년 예산이 7560억 원인데, 청년에 쓰이는 돈이 약 30억 원이다”라며 “청년정책 담당 부서가 신설되면 보다 많은 예산이 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동구도 부평구와 마찬가지로 청년정책 담당 부서가 없어 일자리정책과에서 청년 사업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남동구는 정부나 시에서 청년 관련 사업을 제안하면 사업 성격이 가장 비슷한 부서에 나눠준다. 담당 분야가 아니다보니 정책을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남동구는 하반기에 청년정책 담당 부서 신설을 고민하고 있다.

김기범 주무관은 “현재 남동구 인력이 약 200명 부족한 상태다보니 당장 부서 신설 등이 어렵다”고 한 뒤, “하반기 공무원 신규채용 등으로 인력 활용에 여유가 생기면 우선적으로 청년정책 담당 부서 신설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동구는 청년일자리 5대 전략 사업으로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 ▲푸를나이 잡 콘(Job Con) ▲사회적경제 청년 인턴사업 ▲청년문화기지 조성 ▲소래 언더라인파크 조성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윤호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장이 발제하고 있다.

“청년이 제안하고, 설계하고, 운영한다”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는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청년이 직접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다. 입주한 청년들은 청년이 센터장 역할을 하는 것을 만족한다.

정윤호 남동구 청년창업지원센터장은 “요즘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끈기가 없다’이다”라며 “이 자리에 있는 선배들은 청년시절이 어떠했나?”라고 물었다. 이어서 “선배들이 생각하는 끈기는 무엇인가”라며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청년의 끈기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취직해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 문제는 당사자인 청년이 해결할 수 있다”라고 한 뒤 청년창업지원센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남동구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뭘 해야 하나’라고 물어왔다”라며 “청년 기업을 육성하면 자연스레 청년을 고용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청년 창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엔 ‘공간과 운영비용 등이다’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이 공간은 이렇게 탄생했다. 청년이 제안하고, 청년이 설계해 설립했고, 지금은 청년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네트워크 정말 소중해···청년 공간 많아졌으면”

이어서 발제한 박희라 씨는 “인천 토박이로 태어나 인천에서 30여 년을 살고 있으며, 연극을 가르치는 예술강사로 살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박 씨는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혀 몰랐다”라며 “여러 가지 문화 활동 지원 사업을 신청하면서 최근에야 정책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은 경기도에서 지원을 받아 수업ㆍ교육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 뒤 “인천에서는 정말 지원 사업을 받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인천에서 문화 활동으로 지원받기 위해선 인천 안에서 몇 회 이상 공연ㆍ전시 또는 몇 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한다”며 “내가 뛰어난 예술가는 아니지만 나름 존재감 있는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인천에서만큼은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최근에 이런 정책과 관련한 조언과 도움은 청년들이 만든 네트워크 등에서 얻고 있다”라며 “나에게는 청년들의 네트워크가 정말 소중하고 그런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구별 청년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그 네트워크끼리 만나 더 큰 네트워크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강진명 인어스협동조합 대표는 “지자체에서 청년 창업에 지원하는 내용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라며 “그 플러스 알파는 선배 창업가 멘토링과 시행착오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도 창업할 때 반 발짝 앞선 선배의 조언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라며 “당장 창업을 시작하는 청년에게 거대한 사업가보다 이런 선배의 조언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또, “청년들이 창업에 실패하면 그 다음이 주어지지 않아 힘든데, 그런 부분도 지자체에서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조성민 의원은 “남동구는 청년 사업을 진행하면서 청년들에게 도전을 두려워 말라고 한다”며 “구청 공무원도 청년을 지원하는 데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시행해야한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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