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서 본 북녘 땅, 거리 가까워 육안으로도 선명
금계국 활짝 핀 강화 해안철책길을 ‘평화바람길’로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강화평화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6~8월에 번성하는 금계국 꽃말은 ‘상쾌한 기분’이다. 상쾌한 기분으로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이다.

강화평화전망대로 가는 길에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

전망대는 인천시청에서 출발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면 약 50km 거리에 있다. 강화도 최북단 양사면 철산리 북쪽 지역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기 때문에 출입을 위해서는 당산리 또는 월곳리에 있는 군부대 초소에서 방문증을 받아야한다.

초소를 지나면 한적한 시골 마을 정경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모내기를 갓 끝낸 논에는 파릇파릇한 작은 모가 줄지어 서있다. 그 모습이 아직 절벽처럼 서있는 해안철책과 대비된다.

강화평화전망대.

강화평화전망대는 2008년 개관했다. 중ㆍ고등학교 현장학습을 비롯해 강화도 여행 필수코스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ㆍ일본 관광객도 들리는 곳이다. 강화도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데, 입장료가 성인 기준 2500원이다. 아쉽게도 인천 지역화폐인 ‘인천e음카드’로 결제는 아직 안 된다.

전망대 건물은 지하층과 지상 4층으로 돼있다. 지하층과 4층은 군부대 전용시설이고 1층에는 매점과 식당이 있다. 2층과 3층은 전망대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땅.

전망대에 오르니 드넓게 펼쳐진 연백평야와 예성강, 개성 송악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강을 사이에 두고 불과 2k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남북이 마주보고 있다. 육안으로도 건너편 북녘 풍경을 선명히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농사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듯하다. 특히 우뚝 솟아있는 개성 통신탑에 눈길이 간다.

전망대 앞은 한강과 임진강이 강화로 흘러와 예성강과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합수부다. 예로부터 이곳은 곡창지대였다. 강을 사이에 두고 넓게 펼쳐진 평야는 사람들을 풍요롭게 했다. 강 위로 백로만이 무심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

전망대 건물 왼쪽에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있다. 금강산 모형과 가사가 각인돼 있으며,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백남옥ㆍ박인수ㆍ조수미ㆍ정영자가 각자 부른 노래와 합창에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부른 노래까지, 여섯 가지를 들을 수 있어 색다르다.

‘그리운 금강산’은 강화 출신 최영섭 선생이 작곡했다. 분단으로 인해 금강산에 가지 못하는 심경을 담았다. 노래를 들으며 북녘 땅을 바라보고 있으니 실향민들의 절절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

6월 1일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열린 ‘그리운 금강산’ 평화음악제.(사진제공ㆍ인천시)

지난 1일에는 ‘그리운 금강산’ 평화음악제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 평화음악제에서 인천시는 북한 접경지역인 서해 5도와 강화 교동도를 평화의 섬으로 선포했다. 최영섭 작곡가와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 출연진 모두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강화군은 해안철책선을 따라 평화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연미정과 전쟁박물관, 그리고 평화전망대로 이어지는 철책 길이다. 2021년까지 정서진과 초지대교를 잇는 자전거도로를 정비하고 2024년에 강화 순환도로 북단 구간을 개통하면 평화바람길이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한편, 아쉬운 점은 전망대가 위치한 봉우리 이름이 ‘제적봉(制赤峰)’이라는 거다. 풀이하면 ‘공산당을 제압한다’는 뜻인데, 전망대 앞뜰에 있는 안내판에는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름을 정했다. ‘우리는 민족의 자유와 인류의 평화를 위해 공산 침략자들을 무찔러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적혀있다.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려는 이 시기에 걸맞은 이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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