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개선됐어도 정상화는 아직” ··· 13일 민관조사단 회의
소통 미흡 사과하고 가정과 학교에 수돗물 방류 동참 호소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와 관련해 12일 다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3일부터 아홉 번째 사과다. 박 시장은 사과와 함께 시민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박 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시민들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한 뒤 “오늘부터 다른 부서 인력까지 보강해 (피해 지역) 동별 전담팀을 꾸려 현장을 돌면서 수돗물 상황을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인천 적수 사태는 12일 현재 14일째 접어들었다. 시간이 흐르며 적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과 학교는 여전히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이물질이 나와 불안은 여전하다.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서구지역에서는 지난 5일 피해 신고 2823건이 접수된 이후 6일 590건으로 줄었다가 7일 다시 2856건을 기록한 뒤 8일 351건, 9일 68건으로 크게 줄었다. 영종도 또한 지난 3일 157건이 접수된 이후 계속 감소해 9일 21건을 기록했다.

피해 학교 120여 곳 중 21곳은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긴 했지만, 서구 검단과 검암에서 피해 신고는 여전하다.

지난 10일 기준 적수 피해 학교는 초ㆍ중ㆍ고교 81곳, 유치원 43곳 등 총124곳으로 이 학교들은 적수 발생 이후 빵이나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을 하거나 단축 수업, 도시락 지참 등으로 단체 급식을 대신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생수로 급식을 재개했지만 수돗물을 이용한 조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는 사고 발생 후 피해 주민들에게 미추홀참물ㆍ케이워터(K-water)ㆍ생수 약 44만병을 음용수로 지원했다. 아울러 7만8000톤 규모의 소화 용수를 방류하며 적수를 줄이는 데 주력하면서 주민들에게 적수 발생 시 수돗물을 충분히 방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남춘 시장.

“눈에 보이는 탁수는 개선되고 있지만 정상화는 요원”

박 시장은 “눈에 보이는 탁수와 수질검사 수치는 개선되고 있다”고 한 뒤 “그러나 이물질이 여전히 나와 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물질이 다른 지역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수질 정상화는 요원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2일 오전 대책회의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것에 근본적 해결방안을 찾는 데 집중할 것을 관계 부서에 지시했으며, 오후 전문가 회의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한 뒤 13일 예정된 3차 민관합동조사단 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시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최근 며칠간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시민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당황스러웠다”라며 “시는 수돗물 방류로 인한 수도세 감면, 생수 지원 등을 피해 지역 시민들께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시민들은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느꼈고 더 적극적으로 안내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시는 52곳에서 격일로 수질검사를 진행하며 개선 추이를 모니터하고 있다”며 “어제는 문제가 됐던 학교에서 수질검사를 다시 했다. 거즈 검사도 병행해 이물질이 발생하면 집중관리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시장은 피해 지역 전담팀을 꾸렸다고 했다. 박 시장은 “오늘(12일)부터 다른 부서 인력까지 보강해 (피해지역) 동별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직접 현장을 돌면서 수돗물을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라며 “민원 전화를 주신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돗물 변화도 점검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수도꼭지 열어 방류에 동참해 달라”

아울러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박 시장은 “수돗물 사태는 행정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초기에 적수를 내보내려고 대대적으로 소화전 방류를 진행했다. 하지만 방류가 오히려 물 유속과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 필요 지역에서만 진행하고 있다”라며 “물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방류하기 위해서 각 가정과 학교 등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방류에 동참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끝으로 “곧 전문가 조언을 받아 방류에 관한 세부적 행동요령을 만들어 대대적인 시민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시민 참여가 수돗물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 피해 지원과 재발 방지 등의 과제는 챙겨가고 있다. 우선 정상화에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시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 말씀을 올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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