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피해ㆍ대체 음용수ㆍ방류 수도요금 등 지원
재해구호기금은 자연재해 지원 목적이라 사용 어려워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 사태 피해 보상을 위해 상수도사업본부 예비비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한태일 시 시민안전본부장은 11일 시의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11일 열린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김준식 시의원은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재해로 판단되는데 재해구호기금 집행이 가능한가?”라고 물었고 한태일 시 시민안전본부장은 “재해가 맞지만 (여건상 기금 집행이 어려워) 상수도사업본부 예비비를 집행하려한다”라고 밝혔다.

적수 현상이 발생한 5월 30일부터 6월 9일까지 신고 된 적수 민원은 서구 9998건, 중구 영종도 527건 등으로 1만 건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적수 사태가 13일째 접어들면서 적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피해 학교 120여 곳 중 21곳은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긴 했지만, 서구 검단과 검암에서 피해 신고는 여전하다.

지난 10일 기준 적수 피해 학교는 초ㆍ중ㆍ고교 81곳, 유치원 43곳 등 124곳으로 이 학교들은 적수 발생 이후 빵이나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을 하거나 단축 수업, 도시락 지참 등으로 단체 급식을 대신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생수를 활용한 자체 조리 급식을 재개했지만 수돗물을 이용한 조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1시 인천시청에서 열린 서구지역 수질 피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박준하 시 행정부시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시는 사고 발생 후 피해 주민들에게 미추홀참물ㆍ케이워터(K-water)ㆍ생수 등 약 44만 병을 음용수로 지원했다. 또한 수질 피해가 정상화될 때까지 주민들에게 음용수 비용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으며, 피해 주민들에게 적수 방류를 요청한 뒤 수도요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시는 피해 복구와 보상에 상수도사업본부 예비비를 사용할 계획이다. 시 재난 관련 기금은 재난관리기금과 재난구호기금이다다.

재난관리기금의 경우 상반기 미세먼지 대책에 약 50%를 사용해 기금 여건이 어렵고 재난구호기금은 조례상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 기금이라, 시는 내부 논의 끝에 상수도사업본부 예비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상수도사업본부 예비비는 약 1000억 원이다.

한편, 적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시는 자체 조사 결과, 5월 30일 풍납 취수장과 성산 가압장 전기설비 법정 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침전물 탈락으로 적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는 정부에 요청해 정부합동조사반을 구성했으며, 합동조사반은 7일부터 풍납 취수장에서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까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조사하며 적수 발생 원인을 찾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