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규명은 아직···인천시, “정부합동조사반 조사 중”
서구평화복지연대 “시민안전 위해 시민검증 중요”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12일째 접어든 가운데 적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적수 현상이 발생한 5월 30일부터 6월 9일까지 신고 된 적수 민원이 서구 9998건, 중구 영종도 527건 등으로 1만 건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인천 서구 주민들이 수도에서 붉은 물이 나오는 피해를 호소하며 서구청 홈페이지와 지역 커뮤니티카페에 올린 사진들. 붉게 물든 물티슈에 붉은 알갱이들이 붙어 있다.(자료사진)

서구에서는 지난 5일 2823건 접수된 이후 6일 590건으로 줄었다가 7일 다시 2856건을 기록한 이후 8일 351건, 9일 68건으로 크게 줄었다. 영종도 또한 지난 3일 157건이 접수된 이후 계속 감소해 9일 21건을 기록했다.

시는 사고 발생 후 피해 주민들에게 미추홀참물ㆍ케이워터(K-water)ㆍ생수 등 총43만7000병을 음용수로 지원했다. 아울러 7만8000톤 규모의 소화 용수를 방류하며 적수를 줄이는 데 주력하면서 주민들에게 적수 발생 시 수돗물을 충분히 방류할 것을 권고했다.

시는 시와 서구, 주민대표ㆍ전문가ㆍ인천의료원ㆍ한국수자원공사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 1차 회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서구 수질 피해가 정상화될 때까지 주민들에게 음용수 비용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으며, 피해 주민들에게 적수 방류를 요청한 뒤 수도요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시는 환경부와 학계 전문가 등 18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반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합동조사반이 수계 전환 절차와 방법 적정 여부, 관망 유지관리 실태, 피해 유형 분석 등, 서울 풍납 취수장부터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까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남춘 시장과 도성훈 교육감은 10일 점심 영종초등학교, 영종중학교를 방문해 수돗물과 대체 급식 상황을 점검했다.

적수 피해 신고가 줄어들면서 적수 피해지역 학교들도 자체 조리 급식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10일 현재까지 적수 피해 학교는 서구와 영종도 초ㆍ중ㆍ고교 81곳, 공ㆍ사립 유치원 43곳 등 124곳으로 집계됐다. 이 학교들 대부분은 적수 발생 이후 빵이나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을 하거나 단축 수업, 도시락 지참 등을 실시했다.

시교육청은 시 협조로 하루 두 차례 학교 수돗물을 맨눈으로 검사한 뒤 맑은 물로 확인되면 2차 수질검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 ‘적합’ 판정이 나오면 급식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체 급식이 원래 급식보다 영양 면에서 부실할 수 있다고 보고 피해 학교 학생 1명당 2000원을 예비비에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자체 조사 결과 5월 30일 풍납 취수장과 성산 가압장 전기설비 법정 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침전물 탈락으로 적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는 정부에 요청해 정부합동조사반을 구성했으며, 합동조사반은 7일부터 풍납 취수장에서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까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조사하며 적수 발생 원인을 찾고 있다.

신고 민원을 볼 때 적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는 추세지만 적수 발생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 시는 계속 모니터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정환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붉은 수돗물이 사고 발생 초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단과 검암 지역에서는 여전히 붉은 물이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안전과 시민검증이다. 시를 포함한 민관합동대책위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공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