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칼럼] 민관협치 모델 만드는 인천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
[신규철 칼럼] 민관협치 모델 만드는 인천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06.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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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투데이] ‘시민이 시장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의 캐치프레이즈이다. 6월 4일 ‘깨끗한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주제로 한 500인 시민시장 대토론회가 열렸다. 시민들의 제안이 많이 쏟아졌다고 한다.

시장의 권한은 본래 시민이 위임한 것이다. 시민이 시장이 되려면 시장의 권한이 시민에게 다시 돌아와야 한다. 시장의 권한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로 ‘협치(協治)’다. 시민을 권력의 대상으로 다스리는 통치(統治)가 아니라, 권력의 주체로서 시민이 함께 다스린다는 의미가 협치다. 이를 거버넌스라고도 한다.

협치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주의로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협치행정에는 공이 많이 들어간다. 시민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어떤 정책에 의견을 제시하는 데 서투를 때가 많다. 그래서 시민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누가 수행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생긴다. 행정은 공공 정책과 서비스 공급자로서, 시민은 단순한 이용자로서 위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처지에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민과 관의 관계를 원활하게 매개하고 시민 입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중간지원조직이다.

박남춘 시장은 자신의 시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대폭 개선했다. 시 재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사업 우선순위 결정권을 시민에게 돌려준 것이다. 시 올해 예산은 10조9500억 원 가량이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 200명으로부터 의견을 받으며, 별도로 배정한 300억 원 사용처를 다양한 방법으로 제안 받고 우선순위 결정권을 시민에게 위임했다.

또, 인천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라는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그 운영을 민간에 위탁했다. 국내 최초다. 이곳 센터장은 오랜 공직생활 경험했고 퇴직 후에는 시민단체 활동으로 지역사회발전에 공헌했다. 양쪽 생리를 잘 알고 있어 가교역할을 할 적임자다. 지원센터가 해야 할 역할이 많다. 상설ㆍ찾아가는 예산학교 운영, 주민 정책제안과 숙의, 민관 협치를 돕기 위한 민관지원관 양성, 주민자치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형 공모 사업을 지원한다. 특히, 계획형 사업은 인천시만의 독창적인 제도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동 계획형은 주민자치회 사업과 연관성이 높고 시 계획형은 시정 협치와 밀접한 사업이다. 동 계획형 사업을 추진할 20개 동에 민관지원관이 배치됐고, 동 계획형 사업 추진단으로 주민 총664명이 참여해 제안사업 521여 건을 발굴했다. 시 계획형의 경우 여성ㆍ청년ㆍ청소년ㆍ평화 등 4개 분야에서 추진단 250명이 제안사업 98개를 발굴했다.

동ㆍ시 계획형의 특징은 제안 사업을 먼저 공모하는 것이 아니라, 제안 주체를 먼저 선정하는 데 있다. 추진단을 구성해 계층ㆍ의제별 당사자들로부터 사업을 제안받고 숙의 4단계와 협치 3단계 과정을 거쳐 의제를 구체화하고 주민투표에서 우선순위를 최종 결정하는 공론화 프로세스를 거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결정한 사업은 다음년도 예산에 반영되고 예산 집행과정에도 주민들이 참여해 제안의 실효성을 높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들의 자치역량은 성숙된다. 결국에는 동 단위 모든 사업을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듯 주민 1000여 명이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민관 협치의 성공적 모델로 만들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앞으로 예산 반영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는 주민(시민)투표 과정에 더 많은 주민(시민)이 참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천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