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횡령 규모와 회비 사용 내용 공개하라” 부글부글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횡령 의혹을 받은 인천성모병원 간호사회가 진상규명 대신 서둘러 해산하려하자 간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해산보다 진실규명이 먼저라고 했다.

인천성모병원 전경.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성모병원 간호사회가 만들어진 지는 30년 안팎으로 알려졌다. 간호사회는 회비로 간호사 850여 명한테 월급에서 매달 1만 원씩을 공제했으며, 지난해는 7000원씩 공제하다가 올해 들어 5000원씩 공제했다.

간호사회는 이 회비를 학술대회와 연말 회식, 병원 종교 활동, 체육대회, 장기근속 포상, 간호사회 운영비 등에 사용했다. 올해 2월 정기총회 때 간호사회가 밝힌 예산은 이월금을 포함해 약 1억7000만 원이다. .

그런데 이 회비 일부를 간호사회 일부 임원이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자, 간호사회는 모임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회계 담당자가 회비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이었다.

횡령 의혹이 발생하자 현 간호사회 회장은 전임 회계 담당자를 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문제가 커지자 간호사회 해산을 결정하는 임시총회를 7일 오후 열기로 했다.

직원 A씨는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간호사는 퇴직했다. 횡령한 회비를 갚으라고 했는데, 당장 여력이 안 돼 퇴직금으로 일부를 갚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간호사회는 전임 집행부가 횡령했으면 얼마나 했는지를 밝혀야하는데 횡령 규모는 파악이 안 됐다고 하고, 문제가 생겼으니 해산하겠다고 한다”라며 “해산이 먼저가 아니라 진실규명이 먼저다. 횡령뿐만 아니라 불투명한 회비 사용 전체 내용을 공개하는 게 먼저다”라고 덧붙였다.

횡령 의혹 파문이 커지자 간호사회는 간호사들에게 간호사회 유지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5월 29~31일 진행했다. 결과는 간호사회 폐지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회는 7일 오후 임시총회를 열기로 했다. 주요 안건은 ▲병원 개원기념일 장기근속 포상자 2019년 포상 실시 ▲근속 5년차 이상 퇴직자 미지급금을 재직자와 동일하게 지급 ▲간호사회 폐지 시점을 6월 30일로 한다 ▲적립금 재직자 배분비율과 향후 결정할 사안을 운영위원회 위임 ▲간호사회 폐지 시점 이후 발생하는 금전적 사항은 별도로 보상하지 않는다 등이다.

직원 B씨는 “횡령 의혹이 발생했으니 이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얼마나 횡령했는지를 모른 채 해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아울러 적립금 재직자 배분비율과 향후 결정할 사안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하라는 것도 자기들끼리 해먹겠다는 말밖에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B씨는 “횡령도 문제지만 회비 사용 내용을 공개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보통 단체들이 총회를 하면 예산안과 결산안을 자료로 만들어 공개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총회 때 PPT 자료로 대충 보고했고 영수증조차 없었다. 그런데 운영위에 위임하라는 것은 말 도 안 된다. 해산보다 회비 사용 내용 공개가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간호사회는 “임시총회 준비를 위해 간부들이 회의 중이라 구체적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 임시총회 때 나오는 의견을 토대로 향후 진로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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