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두 사건 사인 미상인데 공교롭게도 친구···조사 필요”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부평구에서 올해 잇달아 발생한 영아 사망 사건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3월과 6월에 각각 발생한 사건 모두 ‘사인 미상’이라는 소견이 나와 의문이 컸는데, 사망한 두 영아의 엄마들이 서로 중학교 친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맡은 인천지방경찰청은 “3월 발생한 사건은 아동학대 혐의가 없어 지난달 종결했다. 6월 사건은 수사 중이다. 수사 중 두 영아의 엄마들이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두 사건 모두 사인 미상인데, 공교롭게도 친구 사이라는 게 드러난 만큼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일 부평구 부개동 한 아파트에서 영아(생후 8개월)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영아의 부모가 연락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아이 엄마(18)의 부모가 이들의 집을 방문해 종이상자에 담겨 거실 바닥에 놓여 있던 아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이의 머리, 양팔, 양손, 발바닥에 상처가 있었고, 아이 주변에는 개 두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이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아이를 할퀸 다음날 아이가 숨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소견에서 “신체 외부에 긁힌 상처가 사망 원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긁힌 상처가 다수 있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의 외력에 의한 골절은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사망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5월 30일 아이를 재우고 집 근처 마트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아이의 몸에 할퀸 자국이 있었다”고 한 뒤 “다음날(31일) 오전 일어나보니 아이가 숨져 있어 무섭고 돈도 없어서 각자 친구 집에 가있었다”라고 진술했다.

부검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경찰은 아이 부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검 최종 결과가 나오는 데는 한두 달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보다 앞선 3월 3일 부평구 갈산동 한 빌라에서 생후 9개월 된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57분께 엄마(19)가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와 경찰은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사망 경위 등을 수사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부모를 조사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이 아빠는 “아침에 외출했다가 아내 전화를 받고 귀가해 아이가 숨진 걸 확인했다”라고 했으며, 아이 엄마는 “자정께 분유를 먹여 재우고 일어나 아기에게 가봤더니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외관상 학대 흔적은 찾을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부모한테서도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5월에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를 종결했다.

그 뒤 이번에 영아가 사망했고 둘 다 사인 미상인 데다 엄마들이 친구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재조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 미상인데 공교롭게도 친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라며 “6월 사망 사건의 경우 부모 진술에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6월 사망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3월 사건도 다시 들여다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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