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위기서 인천시가 폐교 매입···강화군, 사업타당성조사 용역 중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천자문 마을’로 유명한 강화도 ‘심은미술관’이 폐관 위기를 딛고 새롭게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심은미술관은 폐교된 강화군 하점면 이강리 강후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미술관이다.

강화군 하점면 이강리 소재 심은미술관 전경.(사진출처ㆍ강화군)

강후초교 1회 졸업생으로 서예가이자 전각가로 활동 중인 심은 전정우(71) 선생이 2000년 9월 인천시교육청에서 폐교를 빌려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소유주인 시교육청이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2017년에 매각을 추진하면서 폐관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인천 미술계의 만류와 제안으로 학교 소유권이 인천시로 이관돼 시가 관리하고 있다.

심은 선생은 천자문으로 유명하다. 천자문 120체 720종을 완성한 서예가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서예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문헌으로 접할 수 있는 모든 서체를 천자문 1000자에 뒤섞었다. 갑골문자를 비롯해 왕희지체, 안진경체, 추사체까지 천자문 120체로 집대성했다.

심은 선생은 1987년에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틈을 내 공부하던 서예ㆍ전각ㆍ한문 공부에 전념했다. 여초 김응현, 구당 여원구, 해오 김관호 선생에게 사사했다. 심은은 사직한 그 해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그 뒤 강화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심은미술관은 2층으로 된 폐교를 개조해 1~3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을 갖췄으며, 현재 한국화ㆍ동양화ㆍ서양화ㆍ서예ㆍ조각 등 심은 선생의 작품을 포함해 15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시와 강화군은 심은미술관을 포함한 강후초교 일원을 전시관을 비롯해 야외전시장, 문화 레지던시 작업 공간, 수장고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강화군은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국비 확보다. 시와 강화군은 이 사업을 북한 접경지역 문화재생 사업으로 정부에 신청했다. 선정되면 국비 20억 원에 시비와 군비 10억 원씩 총40억 원을 반영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