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연합, “주민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기”
윤 의원실 관계자, “경찰 수차례 만나 담판 졌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남동구 서창동 주민 커뮤니티인 서창주민자치연합 회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윤관석(남동을) 국회의원을 향해 “주민 불편을 남일 보듯 한다”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회원들은 지난 5월 시작한 장서초등학교 앞 사거리 교통섬 철거 공사를 두고 “주민들이 발품 팔아 뛰어다닐 때는 모른척하더니 이제와 환영한다는 현수막으로 숟가락 얹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서초교 앞 사거리. 기존 교통섬(빨간색)을 제거한 후 기존 차로를 메워 보행자 공간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신호체계도 일부 바꿔 십자교차로를 설치한다.

교통섬은 도로 중앙이나 사거리에 만든 섬 모양의 구조물이다. 폭이 넓은 도로 중앙이나 사거리 모퉁이에 보행자가 대기할 수 있는 교통섬을 둔다. 사거리 교통섬의 경우 자동차가 별도 신호 없이도 우회전을 할 수 있어 원활한 교통흐름에 도움을 준다.

다만,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교통섬으로 가는 길을 한 번 더 건너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장서초교 앞 사거리는 어린이 통행량이 많은 구간이다 보니 2015년 개교 때부터 논란이 일었다. 등ㆍ하교 시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하는 학생들도 있어 십자교차로 설치 요구도 컸다.

진종국 서창주민자치연합 대표는 “사거리 교통섬 제거와 십자교차로 설치를 위해 주민들이 2017년부터 관계공무원을 만나 설득해왔다”며 “교통섬 제거 시 교통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 관할 경찰서와 교통량 흐름을 측정해 인천지방경찰청 심의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공사가 시작되고 지역 곳곳에 ‘장서초교 사거리 십자교차로 설치 환영’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라며 “주민 요구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이제와 주민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기 하는 것 아니냐”고 못마땅해 했다.

아울러 “논의가 시작된 시점부터 지난 5월 공사 시작까지 윤 의원의 도움은 없었고 한 마디 상의도 없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성과 포장하기에 혈안이 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윤관석 국회의원은 지난 5월 ‘장서초 사거리 십자교차로 설치 환영’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실 관계자는 “2017년부터 장서초교 학부모들로부터 관련 민원 제기가 많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라며 “해당 문제로 경찰과 수차례 만난 사람이며, 경찰이 강하게 반대했던 사안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당시 경찰은 ‘규모(거리)로 보면 구월동 신세계백화점(현 롯데백화점) 사거리와 비슷한데 통행량은 10분의 1밖에 안 돼 십자교차로 필요성이 적다’고 했지만, 아이들의 안전이 중요한 만큼 담판을 졌다”며 “윤 의원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창주민자치연합과 상의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커뮤니티 일부 운영진과 소통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별도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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