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12월 개장’ 사실상 불가능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12월 개장’ 사실상 불가능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05.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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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담 항만 ‘보안ㆍ유지’ 비용 하역사에 넘기자 협상 결렬
인천항만공사, ‘12월 개장 의무’ 입찰 전환… 업계 ‘갑질’ 비판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오는 12월 개장이 불투명하다. 부두 운영회사(TOC : Terminal Operation Company) 선정을 앞두고 인천항만공사(이하 공사)와 TOC 업계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차질이 우려된다.

공사는 지난 15일 남항에 새 국제여객터미널을 준공했다. 12월 개장하면 연안부두 옆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내항 제2여객터미널이 새 국제여객터미널로 통합ㆍ이전된다.

TOC는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카페리 선박의 화물 처리와 지원시설 유지ㆍ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새 국제여객터미널 부두(22만5991㎡) 임대 기간은 30년이며, 임대료는 1차년도 40억 원에서 시작해 5차년도 51억8000만 원까지 오를 예정이다

공사는 지난 16일 운영사 선정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기존 제1ㆍ2여객터미널 하역사는 3년 넘게 공사와 협의했는데, 공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민간에 부담시켰다며 반발했다. 공사는 1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키로 했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

공정율 94%를 보이고 있는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전경
공정율 94%를 보이고 있는 새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전경

하역업체 ‘내부 자료’ 제공했지만 공사 비용 추가로 결렬

우선, 공사와 국제여객터미널 하역사(TFT)는 새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진행했다.

그 뒤 2017년 6월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 한중카페리협회는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터미널) 운영 활성화를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운영사를 경쟁체제로 유지키로 했다.

경쟁 구도가 설정되자 공사는 기존 국제여객터미널 하역사(4개사로 TFT 구성) 측에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반 통합운영전산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하역사는 운영동·CFS(Container Freight Station)·정비고건설, 운영시스템 구축 등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공사에 제출한 뒤, 이 시설과 시스템을 구축할 업체를 선정했다.

그 뒤 2018년 초부터 RFID에 기반한 통합운영전산시스템을 개발 중(공정율 90%)이었고, 운영동과 CFS창고, 냉컨테이너장치장 등 상부시설 설계를 완료한 후, 올해 2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경관심의까지 통과했다.

이때 하역사는 상부배치계획(레이아웃), 게이트운영, 운영동·정비고·세관검사장 위치, 컨테이너 장치단수 산정, 차량이동동선, 하역과 차량 시뮬레이션 공동수행, 냉컨테이너장치장, 세관검사장 그리고 하역과 관련한 각종 정보와 자료를 공사에 제공하고 협력했다.

여기다 특허보세구역 승인절차를 위해 인천세관과 협상을 진행했고, 기타 부대 업무를 차질없이 준비해 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역사의 이전 추진은 중단됐다. 앞서 얘기한 대로 공사가 임대료 상승 외에도 공사가 부담해야 항만 관리비용과 보안 유지비용까지 하역사에 요구하자, 하역사는 포기했고 결국 입찰로 이어졌다. 하지만 입찰로 전환했어도 달라진 게 없어 하역사는 반발하고 있다.

12월 개장 불가능한데 입찰 조건에 의무 명시

공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7~11월 상부시설(운영동 건물, 주차장, CFS 창고, 정비동, 냉동시설 등) 공사를 거쳐 12월 개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12월 개장은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보세구역의 설영특허(=일정 구역에 일정 기간 보세구역을 설정하는 일)이 문제다. 설영특허를 위한 장치장 건축 일정 부족하다. 공사는 올해 6 ~ 7월 입찰을 예상한다지만 내년 2월에나 토지조성 완료 예정이다.

여기다 하역작업과 상부시설공사의 동시 진행, 그리고 통합운영시스템 부재로 효율성과 생산성 저하가 우려된다.

6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더라도 7월 실시계획승인을 받으면, 빨라야 올해 8월~내년 1월 사이 상부시설 공사와 준공이 가능하고, 내년 2월 운영시스템 구축과 3~4월 시범운영을 거치면 5월에나 개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입찰 때 기존 하역사가 아닌 외부 기업이 선정되면 개장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7월~8월 상부시설설계, 9~10월 경관심의 등 건설허가, 11월 실시계획승인이 예상된다. 올해 12월 착공해도 동절기를 감안하면 상부시설은 내년 5월 준공 전망이고, 6월 사무실 입주와 7~8월 시범운영을 고려하면 9월에나 개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시설물 운영의 문제점도 안고 있다. 함선 연락교 하중은 약 50톤(컨테이너 최대적재중량 30톤 + 샤시 평균중량 10톤 + 트랙터 9톤)이 필요인데, 허용 하중이 36톤에 불과하다.

또한 연락교 경사도는 12%로 시험결과 화물 트레일러와 셔틀버스 등의 운영이 불가한 것으로 드러나, 작업 안전성 문제가 우려된다.

"불공정한 약정 강요, 일방적 입찰 진행... 갑질이나 다름없어"

기존 하역사 이전을 골자로 한 공사와 하역사TFT 간 ‘수의계약 협상’이 타결됐더라면 12월 개장은 가능했다. 하지만 협상 중 공사가 보안과 시설유지보수 등 업무범위를 벗어난 비용까지 요구하며 협상은 결렬됐고, 입찰로 이어져 12월 개장은 불투명해졌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업체는 내부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며 협조했는데 공사는 자신의 수익만 고려해 기존 하역사에게 불공정한 약정을 강요하고, 일방적으로 입찰을 진행 중이다. 갑질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사는 입찰 조건에 12월 개장을 운영사의 의무사항으로 명시했다. 현실적으로 12월 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사는 개장지연 사유를 운영사에 떠넘길 공산이 크다”며 “공공영역에 해당하는 보안과 유지보수 외의 비용을 운영사에 떠넘기며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수익만 챙기려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공사 입장은 변화가 없다. 공사는 기존 하역사와 수의계약 협상을 진행한 것이 맞다면서도, 관세법상 특허보세구역 지정의 문제가 있고 국가계약법상 경쟁에 의한 입찰을 요구하고 있어 입찰 공고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업계가 제기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6월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문제점들을 개선해 12월에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