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 두 번째
부평구 청년대화모임 열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부평구 청년정책은 일자리 일변도다. 청년 문제는 일자리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28일 부평구 갈산동에 있는 청년인력소 락캠프에서 열린 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에 참석한 청년들의 주요 의견이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회와 인천청년준비위원회는 오는 9월까지 청년대화모임을 운영한다. 이날 모임은 미추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오혜원 인천시 청년정책과 주무관과 신용수 부평구 일자리정책과 주무관이 각각 시와 구의 청년정책을 설명하는 것으로 모임을 시작했다.

청년대화모임 ‘인천 청년이 정책에 묻는다’가 지난 28일 부평구 갈산동 청년인력소 ‘락캠프’에서 열렸다.

“인천시 청년정책 예산 전체의 0.57%”

오혜원 시 주무관은 “인천 전체 인구 중 청년 비율은 30%에 육박하지만 청년정책에 쓰이는 예산은 0.57%다”라며 “시청사 안에서 일하는 청년 관련 업무 담당자도 4명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만, 지난해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돼 이제 막 본격적으로 청년정책을 시작하는 만큼 앞으로 나아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 청년정책과 소속 공무원은 19~20명인데 이중 4명만 시 본청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일한다. 이 때문에 관계부서와 소통하는 데 애로가 있다.

신용수 부평구 주무관은 “부평구에 청년정책 담당 부서가 없어 청년일자리 담당자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부평구에 질 좋은 청년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세출예산 분야별 구성 비율.(제공 인천시)

“청년에게 갭이어(Gap year) 필요”

청년 사례 발표에 나선 안지선 부평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갭이어(Gap year)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갭이어는 앞만 보고 달려온 ‘정상 궤도’를 잠시 이탈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뜻한다.

문화행정가로서 7년째 문화예술교육과 생활문화, 도시재생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안 국장은 “선택지를 만들지 못한 청년들에게 선택지를 찾을 수 있는 여유가 제공되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다”며 “자의든 타이든 선택지를 이미 찾아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위로와 응원,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선택지를 찾아 살고 있는 본인의 삶을 ‘청년 살이 고군분투기’라고 한 뒤 “내 삶을 고민할 수 있는 자발적 유예기간을 20대에 2년간 가졌다”며 “그 기간이 지금 문화행정가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인턴생활 두 번을 본인의 갭이어라고 소개하며 “첫 인턴은 도시연구소 보조연구원으로 들어가 동네 사람ㆍ환경ㆍ역사ㆍ문화 등을 조사해 지도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그 결과물을 가지고 주민들이 재개발을 반대해 동네를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두 번째 인턴은 동구 레지던시에서 예술가를 지원하는 일이었는데 작가의 성장을 함께하는 보람이 컸다”고 덧붙였다.

“청년정책, 청년 일자리와 창업만 있는 게 아니다”

인천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정예지 씨는 본인을 ‘우주의 아이돌’이라고 소개했다. ‘청년인력소’ 대표도 맡고 있는 정 씨는 “노는 것을 너무 가볍게 치부하는데, 잘 놀아야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학창시절 장기자랑과 모꼬지 등을 기획하는 데 늘 참여했고 어떤 놀이나 모임을 만들어 함께하는 것을 좋아했다”라며 “‘문화기획’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를 만나고 내 잠재력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람들을 만나면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은데 그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한다”며 “그중 하나가 ‘지구 종말 2분 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상상해보는 ‘지구 종말 사운드 파티’였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또한 청년으로서 문화기획 일을 하면서 아쉬운 점을 설명하며 “지자체에서 청년을 떠올리면 일자리와 창업만 생각한다”며 “지역에 존재하는 수많은 청년 문화예술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게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용수 부평구 일자리정책과 주무관이 부평구 청년일자리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부평구 청년정책 담당부서 신설, 실무자들도 원해”

이날 모임에 참석한 청년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부평구 청년정책 담당부서 신설 여부였다. 이에 신 주무관은 “청년일자리 정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청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부평구청 다른 실무자들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구청장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드림 포(For) 통장’이 제조업 종사자 등 일부에게만 제한적으로 지원되는데 청년예술인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세움(민주당, 비례) 시의원은 “청년이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술인들이 자발적 백수, 돈 벌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는 시선이 존재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서 “그런데 예술인들은 ‘나는 언제쯤 예술로 먹고살 수 있을까?’ 등 돈 얘기부터 한다”며 “공공기관이 예술인의 가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일시적 지원을 넘어 예술가 삶 깊숙이 들어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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