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ㆍ3사건 진실 기록전’
인천문화예술회관, 30일까지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인천문화예술회관(관장 안인호)에서 지난 24일부터 ‘제주 4ㆍ3사건 진실 기록전’이 열리고 있다.

인천시와 (사)제주4ㆍ3범국민위원회,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가 주최하고 (사)인천민예총이 주관한 이 전시회는 아카이브 형식의 기록전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하는 4ㆍ3의 진실’을 주제로 했다.

작품 ‘삼촌 그리고 아이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안내 책자와 동백꽃 모양의 작은 배지를 볼 수 있다. 동백꽃이 제주 4ㆍ3항쟁의 상징이 된 것은 동백꽃이 강요배 화백의 연작 ‘동백꽃 지다-제주민중항쟁전’에 등장하면서부터다.

전시는 세 영역으로 나뉜다. 먼저, 전시장 벽을 따라 길게 늘어진 사진과 그림이 제주 4ㆍ3의 이해를 돕는다. 이승만 대통령의 계엄령 공포문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과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 방문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정책과 발언을 모아놓은 사진이 차근차근 풀어져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림들은 간단한 재료와 기법만큼 고독한 기분을 자아낸다. 그림에 담긴 희생자들의 슬픔은 전시의 두 번째 영역인 수묵화 영상 ‘불타는 섬’에서 극대화된다.

정적 | 캔버스에 먹물 | 제주 흙과 보릿대.
접시 | 3×21cm | 제주 흙.

세 번째로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심인구ㆍ이수진 작가가 만든 접시, 잔, 항아리 등이 동백꽃을 품고 놓여있다. 4ㆍ3 당시 불 타 없어진 어느 마을의 보리와 흙으로 빚은 이 공예품들은 전시에 입체감을 더한다. 특히, 주인을 잃은 고무신과 그 뒤를 따르는 나비를 기다랗고 흰 천 위에 놓은 ‘삼촌 그리고 아이들’은 제주의 기억을 완성하는 설치미술이라 할 수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박진우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상임대표는 “70년 전 한반도 최남단 섬에서 일어난, 진실을 찾는 과정을 담은 소중한 기록전이다”라며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해 희생된 아픔이 있는 인천에서 더욱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연순 제주4ㆍ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제주 4ㆍ3사건이 제주만의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로 자리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사업과 추념행사 등을 앞으로도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이달 30일까지 열린다. 29~30일에는 박진우 대표의 해설을 직접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없다.

이승만 정부의 계엄령 공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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