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자존감과 공동체의식 업(up)
[교육기획]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자존감과 공동체의식 업(up)
  • 김강현 기자
  • 승인 2019.05.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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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 혁신, 행복배움학교가 답이다 <3> 인천가좌여자중학교

[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가 출범한 지 5년이 지났다. 현재 행복배움학교는 62개다. 올해부터 시작한 1년차부터 최고참 격인 5년차까지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열정만큼은 모두 같다. <인천투데이>는 인천시교육청과 공동으로 기획해 행복배움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현장을 소개한다.

새내기 혁신학교, 그 시작

가좌여자중학교는 올해 처음으로 행복배움학교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개학하고 이제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았기에 행복배움학교를 시작한 지도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가좌여중이 행복배움학교를 추진한 이유는 다양하다. 학생들이 교육과정 재구성을 요구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성과 핵심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학교구성원들은 구성원 모두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해야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학생들이 수업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관심을 두고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 것도 행복배움학교 추진 배경이다.

가좌여중은 교육복지 대상 학생이 많은 편이다. 2018년 11월 기준으로 전체 학생의 약 28%를 차지했다. 이를 어떻게 대응할지, 학교 측은 고민이 많았다. 교육복지 대상이라는 낙인을 찍지 않고 학생 스스로 원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고 그 해답이 행복배움학교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학생들 (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학생들.(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음악이 정답이다”

학생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음악을 활용했다. 바이올린ㆍ첼로ㆍ플롯 등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악기들을 활용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합창단 활동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타와 우쿨렐레 수업을 음악 교과수업과 연계해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음악 활동을 몇 년 전 행복배움학교를 계획하고 준비하면서부터 진행했다. 다양한 음악활동을 계획하고 지역아동센터ㆍ송도교향악단과 협약을 맺고 연습했다. 학생들은 정기 연주회나 학교ㆍ지역 축제 무대에 올랐다.

황리다 가좌여중 교사는 “베네수엘라에서 아이들을 선도하기 위한 활동으로 클래식을 함께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자존감이 낮은 학생이 많은데, 이런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 주기 위해 좀 특별하게 만든 교육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가정환경 등의 문제로 늘 주눅들어있고 수업시간에 소극적이던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경험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감을 얻은 당당한 모습을 한다는 게 황 교사의 설명이다.

황 교사는 “늘 주눅들어있던 학생이 합창단 활동을 하고 나서 수업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큰 변화를 보였다”라며 “음악 활동을 하면 할수록 ‘이게 정답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학생들의 변화가 크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구청에서 진행한 무대 모습 (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지난해 11월 서구청에서 진행한 행사 무대 공연 모습.(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학생들은 갈고 닦은 기량을 학교ㆍ학년별ㆍ동아리 축제 등 학교 행사에서 선보이며, 나아가 지역축제 축하공연 무대에도 선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자신이 연습한 노래나 연주를 하는 경험은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또, 친구들과 호흡을 맞춰가는 활동인 만큼 다투고 갈라지고 모이기를 반복하며 협동심을 기르고 공동체의식을 키워나간다.

행복배움학교를 시작한 만큼 음악 활용 교육을 앞으로 더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난타와 합창 등 학부모 동아리도 운영해 음악과 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한 봉사활동도 진행 할 예정이다.

국어와 과학수업을 연계한 원적산 탐방 모습 (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국어와 과학수업을 연계한 원적산 탐방 모습.(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행복배움학교를 위한 교직원 연수ㆍ교육

교직원들이 먼저 행복배움학교가 무엇인지, 어떤 교육철학을 갖고 어떤 목표로 활동을 시작할 것인지를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좌여중은 교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여름과 겨울에 한 번씩 열 계획이다. 교직원과 학생ㆍ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토론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체교직원회의나 자치학급회의, 학부모간담회 등 기존 소통창구를 활용해 행복배움학교 이해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잘 하고 있는 다른 학교 사례를 참고하거나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 연중 사업계획을 구상함으로써 행복배움학교를 발전시키려한다.

계획을 살펴보면, 5월에는 행복배움학교 5년차인 인천선학중의 마을공동체 교육과정 사례를 배우고 6월에는 민주시민교육 전문가의 강의를 들을 예정이다.

인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교사들의 교육과정 운영 사례 강의도 준비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있는 여러 단체와 활동가를 만나 토론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계획은 행복배움학교를 준비하며 했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교육과정도 만들어냈다.

학교 주변에 있는 원적산을 탐방하고 문학작품으로 표현하는 과학과 국어 연계 수업, 지역 역사와 인물을 탐구해 브랜드를 개발하는 사회수업, 다양한 사회현상과 관련한 통계를 수집하고 분석해 표나 그래프로 정리하는 사회와 수학 연계 수업 등이 그 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회의 모습 (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회의 모습.(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행복배움학교 4개년 계획···올해는 ‘씨 뿌리기’

가좌여중은 올해를 ‘씨 뿌리기’, 2020년도를 ‘새싹기’, 2021년도를 ‘열매 맺기’, 2022년도를 ‘나누기’로 분류해 행복배움학교 4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씨 뿌리기’ 단계인 올해는 교육과정 평가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학교 운영에 학부모와 마을주민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한다. 또, 기존 학급자치회의를 활성화하고 교사 수업을 서로 공유하는 기틀을 만들면서 교육과정도 하나하나 바꿔나가고 있다. 말 그대로 앞으로 자라날 씨를 뿌리는 활동에 집중한다.

이를 위한 예산 등 행정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특히, 학생자치운영비와 학생자율동아리 활동비를 대폭 늘리고 마을 연계 교육과정을 위한 기초 준비물을 전교생에게 제공하는 등, 학생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예산이 늘었다.

그만큼 학생 활동 활성화를 기대한다. 학생들은 ‘나는 학생이다’라는 제목의 학년별 축제를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 축제와 달리 학년별 축제라 학생들 부담이 적고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져 호응이 좋다.

물론 일반 교육과정과 수업 진도도 놓치지 않는다. 황 교사는 “행복배움학교를 운영하는 최고의 목표는 교육과정을 더 잘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한 교육과정은 행복배움학교를 시작하며 새롭게 생긴 교육과정도 포함하지만 기존 학업 성취를 위한 교육과정도 포함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기존 학업성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교직원들의 노력과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다.

만약 강제로 학생들에게 수업과 함께 마을연계 활동까지 하라고 하면 기대한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학생들 스스로 수업과 활동에 흥미를 느끼고 직접 참여하기 시작하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가좌여중의 교육혁신은 지금까지 한 것보다 앞으로 할 게 훨씬 더 많다. 시행착오와 갈등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가좌여중의 행복배움학교는 앞으로 나갈 방향까지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준비는 앞으로 맞닥뜨릴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가좌여중은 학교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지 학생들과 함께 논의한다. (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가좌여중은 학교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지 학생들과 함께 논의한다.(사진제공ㆍ인천가좌여자중학교)

우리 학교 공간은 우리 마음대로!

가좌여중 건물 3~5층에는 교실 두 개 크기의 넓은 공간이 있다. 원래 이 공간에는 학생들의 사물함과 학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었다. 사물함을 각 교실 앞으로 옮기면서 빈 공간이 됐다.

학교는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이곳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학생들에게 의견을 묻기로 했다.

학생 대표와 설계 전문가, 교사가 모여 회의를 수차례 했고 학생 대표는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회의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간 조성 계획을 만들었다.

3층은 탈의실과 휴게공간으로, 4층은 전면거울을 부착해 춤과 연극 등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5층은 누워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인데, 여름방학 동안 공사를 하고 다음 학기부터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 곳을 사용할 학생들의 의견대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사례로 가좌여중의 교육혁신 성공을 예측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