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보호종 저어새 최대번식지 연평도 구지도
플라스틱 먹이 가능성 있어 해양쓰레기 처리 시급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멸종위기 저어새가 연평도 구지도에서 번식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한국 천연기념물 이기도 한 저어새는 세계에 4000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멸종위기 1급' 보호종이다.

지난해 개체 수는 3900여 마리로 집계됐으나 올해 4000여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학계는 추산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저어새의 약 80%가 인천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된 산란지는 남동유수지 돌섬과 연평도 구지도 등이고, 주된 서식지는 강화갯벌과 송도갯벌 등이다.

2017년만 해도 영종도 또한 저어새의 주된 서식지로 100여 마리가 새끼를 낳았지만, 지금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영종도 준설토 매립 공사 등 연안 개발로 서식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연평도를 주된 산란지로 택했다. 연평도는 현재 저어새의 최대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인천투데이>가 공개한 영상은 <KBS>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동행한 연평도 주민이 보내준 영상으로, 여기에는 부화 중인 저어새와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저어새 새끼가 담겨 있다.

저어새는 여름 철새로 3월 말 쯤 한국을 찾아와 5월경에 산란하고, 10월에 홍콩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간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저어새는 갯벌과 논 등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보통 남동유수지 내 돌섬과 같은 곳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한다"며 “구지도는 연평도에 딸린 무인도로 번식환경이 좋아 저어새가 번식지로 택한 것 같다. 보다 정확한 생태조사를 통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보호를 위해 해양쓰레기 처리가 굉장히 시급하다고 했다. 박 사무처장은 “구지도는 저어새 외에도 멸종위기 1급 보호종인 노랑부리백로, 2급 보호종 검은멀리물떼새 등의 번식지이다”며 “그런데 구지도는 외부에 밀려온 해양쓰레기 더미로 신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지도의 새들이 이 쓰레기 더미 위에 둥지를 트는데,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를 새끼들의 먹이로 줄 가능성이 높다”며 “구지도는 무인도이지만 환경부가 정한 특정도서로 관리 의무가 있는 만큼, 적어도 산란 전 3월과 날아가기 전 9월에 인력을 투입해 해양쓰레기를 매년 정기적으로 수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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