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기획전 ‘태양을 넘어서’
인천아트플랫폼 B동서 한 달간 전시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조선의 천재 미술가 변월룡 선생의 작품을 인천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인천문화재단이 ‘제7회 디아스포라 영화제(5월 24~28일)’에 맞춰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으로 그의 작품 전시를 준비했다.

기획전 ‘태양을 넘어서’ 기간은 5월 24일부터 6월 23일까지다. 그동안 국내에서 공개한 적이 없는 작품 8점을 비롯해 40여 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전시하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변월룡 선생 자화상.

변월룡(1916~1990) 선생은 연해주에 태어났다. 러시아 이름은 펜 바를렌(Пен Варлен)이다. 러시아 최고 미술 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핀미술대학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고 정교수까지 지냈다.

한국전쟁 이후 고국의 모습을 기록화로 남겼으며, 북한 미술의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했다. 폐허와 다름없던 평양미술대학의 학장과 고문으로 파견돼 북한 미술교육 체계를 바로잡는 데 힘썼으며, 당대 주요 화가들과 교류하며 북한에 사실주의 미술의 기초를 전수했다.

하지만 북한은 그가 귀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를 배척했다. 남한에서는 정치적 이유 등을 이유로 그를 거부했다. 그가 1963년에 그린 ‘자화상’에는 당시 그의 고독과 절망이 담겨있다.

그의 미술 세계는 위대했으나 남과 북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에게 타의적인 디아스포라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미술 세계는 그가 사망한 뒤 남한 미술계에서 재평가되면서 다시 조명 받고 있다.

변월룡 선생이 1951년 그린 '아내와 아들의 초상'

인천문화재단은 “변월룡 선생은 타국의 이민자로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험난한 질곡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작가”라며 “예술혼이 담긴 그의 작품이 이번에 인천에 온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기라, 민성홍, 이수영, 가나자와수미 등 국내외 작가 8명의 작품이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기획전 초대 작가들은 1980년대 이후 초국가적 현상에 따른 문화 다양성과 혼성, 현 사회시스템에 의해 생겨나는 이주와 경계 등을 다루고 있다. 이산의 아픔 속에 담긴 혼과 예술성을 느끼고 인간 존엄을 바탕으로 한 디아스포라에 공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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