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국회의원, 환경부 실내 라돈 정책 비판
“토론(Rn-220) 배제한 라돈 측정, 신뢰할 수 없다”
“지난 3월 조명래 장관 라돈석재 회수 발언 무색”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정의당 이정미(대표, 비례) 국회의원이 환경부의 실내 라돈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20일, 환경부가 실내 라돈 피해 주택 구제 방안으로 ‘환기 등 생활습관 개선’ 등을 제시한 것을 두고 “라돈 블랙기업 포스코건설을 대변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실내에서 라돈이 검출되자, 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3월 포스코건설을 항의 방문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집에서 깨서 가지고 나온 라돈 검출 화강석이다.

최근 환경부는 ‘라돈석재를 사용한 아파트 입주민 라돈 피해 구제 방안’에서 “국내 주택 실내 라돈 조사 결과, 주택 내 환기 횟수 증가에 따라 라돈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며 “환기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실내 라돈 영향을 줄일 수 있음을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이 2017~2018년에 국내 7241가구를 대상으로 한 실내 라돈 농도 조사 결과를 인용했는데, 이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실내 라돈 측정 시 라돈(Rn-222)만 측정할 것이 아니라 토론(Rn-220)도 함께 측정해야한다”며 “조사 대상에서 공동주택을 빼고 단독ㆍ연립ㆍ다세대주택만 조사한 것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라돈은 질량수에 따라 라돈(Rn-222)ㆍ토론(Rn-220ㆍ악티논(Rn-219)로 불리지만, 편의상 라돈으로 통칭해 부른다. 토론(Rn-220)은 반감기가 55.5초로 라돈(Rn-222)의 3.8일에 비해 짧지만, 같은 농도에 노출될 경우 방사선 피폭선량은 토론이 라돈보다 6배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의원은 또, “환경부의 이번 실내 라돈 정책은 포스코건설 등 건설사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서 라돈(Rn-222)과 토론(Rn-220)이 검출됐으나 포스코건설은 ‘법에서 라돈(Rn-222)만 관리하고 있어 토론(Rn-220)을 측정에서 배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실내 라돈 검출로 논란이 일어난 인천 송도 A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포스코건설은 라돈 농도 측정 방식을 두고 논쟁을 벌인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라돈(Rn-222)만 분리해 측정할 수 있는 기기 사용을, 입대의는 라돈(Rn-222)과 토론(Rn-220)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기기 사용을 각각 주장했다.

‘형식승인’ 자동측정기 13개 종 가운데 라돈(Rn-222)과 토론(Rn-220)을 분리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는 두 종이며, 이 측정기들은 가격이 2000만 원을 호가하고 전문가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렵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이 의원은 “지난 3월 환경부의 국회 업무보고에서 조명래 장관이 ‘라돈 유발 물질 건설사 회수 조치를 포함해 공동주택 라돈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며 “환경부의 이번 발표로 조 장관의 발언은 공염불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재성 (사)실내라돈저감협회장도 “실내 라돈 저감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대책은 환기가 맞지만, 가장 근본적 대책은 원인 물질 차단에 있다”며 “환경부는 라돈석재 회수 등, 원인 물질 차단에 목적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포스코건설 등 건설사들이 정부의 가이드라인 부재 탓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내 라돈 저감 책임을 국민에게 지우는 환경부의 발표에 실망했다”라며 “정부는 실내 라돈 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과 신축 공동주택 라돈 피폭선량 조사 등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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