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따라 줄지어선 갈대밭, 조용한 산책 좋아
멸종위기종 두루미, 저어새 종종 관측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강화도 남단에 위치한 동검도는 1985년 제방도로가 생기면서 육지와 이어졌다. 동검도(東檢島)는 한강을 통해 한양으로 진입하는 선박을 검문하던 곳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강화 석모도 서쪽에는 서검도(西檢島)가 있다.

강화도 초지대교를 건너 남쪽으로 향한 길을 따라가면 동검도로 이어진다. 봄이 되면 섬 주변에 듬성듬성 붓꽃이 피고진다. 섬을 향해 밀고 들어오는 갯벌은 동검도의 얼굴이다. 갯벌과 사람이 만들어놓은 길의 경계에는 갈대밭이 바다를 향해 뻗어있다. 겨울에도 줄기가 꺾이지 않은 갈대는 바닷물이 드나들고 바람이 불어도 생명을 이어간다.

오후가 되면 섬 입구 언덕에 아지랑이가 피어난다. 봄 아지랑이는 동검도의 표정이다. 물 빠진 갯벌은 아지랑이가 새겨진 듯 물길 모양을 따라 표정이 어지럽다. 갯벌에 사는 생물들을 하늘을 향해 뚫린 숨구멍 안에서 다음 물이 차길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다.

낮에 물이 빠졌다가 저녁 물때가 되면 갯골 가장 낮은 곳부터 물이 찬다. 물이 들어올 때는 말라버린 갯벌을 어루만지고 다독인다. 바람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갈대는 물을 향해 온몸을 흔든다.

동검도에는 20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어업과 농업에 종사한다. 수년 사이에 많은 펜션과 캠핑장, 별장, 카페 등이 들어섰다. 한적한 어촌 마을이 도시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넉넉한 인심을 베풀고 있다.

동검도 남동쪽 포구로 이어진 길을 가면, 오래된 가옥들을 만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옛 가옥과 앞마당에 차려진 꽃밭이 눈길을 끈다. 차로 이동하면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섬 둘레 길을 따라 산책하면 갯벌과 주변 풍경이 제법 근사한 곳이다.

섬 동쪽에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앤드하리 카페는 브런치와 커피, 옥상 전망대로 유명한 곳이다. 옥상에 오르면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쿠션의자가 준비돼 있고 갯벌과 철새를 감상하기에 좋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며 음료를 제공하고 있는 는 곳도 있다. 동검도 DRFA 365 예술극장은 영화 ‘종려나무숲’을 연출한 유상욱 감독이 운영하는 곳이다. 예술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하와이언 코나 커피도 있다. 단, ‘노 키즈 존’이다.

남쪽 동검도 선착장은 일출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매년 정월 초하루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이곳은 평소 한적해서 텐트를 치거나 캠핑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선착장 옆에는 바다낚시터도 조성돼 있다.

섬 서쪽은 섬마을 중심지가 있는 곳이다. 마을회관이 있고, 가옥들이 모여 있다. 포구에는 어업활동을 한다. 서쪽 끝자락에는 동검도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본사랑 미술관이 있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카페도 겸한다.

동검도는 강화 초지진과 분오리돈대로 이어지는 강화나들길 8코스의 중간쯤에 있으나 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섬 둘레를 정비해 트래킹을 즐길 수 있게 정비되면 어떨까.

동검도에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와 저어새를 잘 관측할 수 있는 곳이다. 두루미는 인천의 시조(市鳥)다. 저어새는 심각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3000여 마리가 남아있다고 알려졌으며, 한반도에는 인천에 많이 서식한다고 한다. 섬 주변의 수심이 낮은 곳에서는 먹이활동을 벌이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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