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김강현 기자] 인천 동구 주민들이 동구청의 배다리 외관 경관개선사업 등 배다리마을 관광지 조성 사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동구 배다리위원회는 9일 오전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 주민들의 살 곳을 빼앗고 마을의 역사 문화 정체성을 훼손·왜곡하는 관광지 조성 사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동구청은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마스터플랜’ 보고회를 진행하며 ▲스토리와 문화자원을 활용한 테마거리 조성 ▲역사와 추억이 있는 문화의 거리 조성 ▲관광인프라 확충을 통한 문화 산책길 조성 ▲문화예술의 거리 지정을 통한 문화관광 활성화 ▲주민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시스템구축 등을 5대 전략방향과 26개 세부사업을 제안했다.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는 이에 “주민들은 보고회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언론에 나온 것을 보고 알았다. 이전에 한 두 가지 사업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얘기를 나눈 것은 있지만 공청회 등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배다리위원회는 특히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인 배다리마을을 관광지로 만들 경우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우려했다.

위원회는 “외부인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눈요기 중심의 무리한 사업이 우려된다. 방문객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게 주민 삶에 어떤 보탬이 되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관광객 증가에 따라 주민 생활이 불편해지고 외부자본 유입에 따라 주민들이 쫒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또, 동구청의 일방적인 행정을 규탄하며 허인환 동구청장의 행정이 이전 동구청장과 다르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이흥수 전 구청장도 배다리 근대 역사문화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다가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 그 사업에서 ‘근대’라는 글자를 뺀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꼬집으며 “대내외에 허 구청장의 무책임과 주민 무시 행태를 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구 관계자는 “마스터플렌은 그동안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그것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다.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 이 것을 갖고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주민들의 의견을 물을 계획이다”라며 ”늦어도 6월 안에는 민관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게 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