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도시철도 기관사 사망과 시민 안전
[사설] 인천도시철도 기관사 사망과 시민 안전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05.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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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 “동료와 후배들이 다시는 이러한 일을 겪지 않게 노력해주시고,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지난달 27일 점심 무렵 인천도시철도 귤현차량기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동료들에게 발견된 한 기관사의 유족이 한 말이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고인은 그날 출근할 때부터 심한 가슴통증을 느꼈지만, 현장인력이 부족해 병원에 가지 못하고 휴게실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다 숨을 거뒀다. 향년 54세인 고인은 차량기지에서 기관사 관리와 지도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구조 조정에 따른 잦은 인사이동으로 과로와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자신도 현장 운전업무에 투입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교통공사의 도시철도 운영인력은 국내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서울교통공사의 도시철도 1㎞당 운영인력이 56명인데, 인천교통공사의 운영인력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명이다. 다섯명이 해야 할 일을 두세 명이 감당하고 있다. 이에 노조뿐 아니라 교통공사도 인력 충원을 인천시에 요구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한 조직 진단 과정에서 노조는 380명, 교통공사는 228명 충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20명만 증원하는 데 그쳤다.

현장인력 부족은 안전사고로 이어졌다. 최근 국가안전대진단 기간에 1호선 송도 구간 단전과 원인재역 열차 지연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과 3월에는 기술직 노동자와 시설관리직 노동자 사망했는데, 노조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현장인력 부족이 시민 안전문제와 직결됨을 여러 차례 위급 상황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2016년 1월 승무노동자가 협심증으로 구조를 요청했으나 대체인력이 없어 다음 역까지 운행한 후 후송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승무노동자가 복통으로 구급차 후송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체 인력이 없어 업무를 모두 마치고 응급실로 향했다.

올해 3월에는 호흡 곤란과 감각마비 증상을 구급요원이 조치했으나 대체인력이 없어 기관사가 후송을 거부하기도 했다. 만약 열차 운전 중에 쓰러졌다면, 상상만 해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현장인력 부족에 따른 사망사고는 또 다른 참사의 전주곡일 뿐”이라고 노조가 강조하는 이유다.

물론, 인력 충원은 그 만큼의 인건비 즉, 재정을 투입해야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재정 투자 우선순위에 놓여야한다. 필요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 그에 따라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조사해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아울러 교통공사의 월미바다열차와 해외 진출 사업 등이 도시철도 안전 운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지도 검토해야한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