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비박하며 쓰레기 곳곳에 버리고 파묻어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섬들이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사람이 적게 사는 섬일수록, 무인도일수록 쓰레기는 더 넘쳐난다.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방문한 승봉도과 사승봉도.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승봉도 해변 쓰레기.

옹진군 자월면에 속하는 승봉도에는 주민 100여 명이 산다, 그나마 사람들이 살고 있어 해변에 해양쓰레기는 비교적 적지만, 관광객이 무단으로 버려 방치된 쓰레기가 이따금씩 보인다.

건너편 사승봉도는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 사승봉도에는 낚시꾼과 캠핑족이 버리거나 파묻고 간 쓰레기가 넘쳐나고, 해안가에는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들이 넘친다.

쓰레기가 가장 심한 곳은 모래 해변이 육지와 만나는 곳. 산자락 아래 그늘진 곳에는 부탄가스통과 라면봉지, 맥주캔 등이 버려져 있다.

관광객이 사승봉도 해안가에 버리고 간 쓰레기.
관광객이 사승봉도 해변에 파묻고 간 각종 쓰레기.
관광객이 사승봉도 해안가에 버린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또, 누군가 설치해놓은 간이테이블 옆을 삽으로 파보니 쌈장, 햇반, 부탄가스, 석쇠, 맥주캔, 집게, 은박지 등이 무더기로 나온다. 파면 계속 나오는 바람에 더는 팔 수 없다. 조금 떨어진 곳에도 버리고 간 쓰레기가 묻혀 있다.

무인도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불법이고, 벌금형에 처해진다. 안내판이 있지만 소용없다. 불법이라 해도 단속할 인력이 없으니 무법지대나 다름없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는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도 마찬가지다. 굴업도에는 대여섯 가구가 산다. 굴업도도 최근 비박지로 소개되며 쓰레기와 인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안가는 수도권에서 흘러온 해양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굴업도 해안에 밀려든 해양쓰레기. 굴업도 해양쓰레기는 거의 다 외부에서 밀려왔다.

관광객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옹진군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인도는 그나마 관리되지만 무인도는 단속과 관리가 어렵단다.

옹진군 관계자는 “섬 쓰레기는 생활폐기물과 해양쓰레기로 구분하다. 관광객이 버리거나 묻고 간 쓰레기는 생활폐기물에 속하는데, 무인도 특성상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며 “옹진군 담당 팀이 자월면사무소와 공조해 우선 사승봉도 실태를 조사하고 치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인도에 들어가는 방법은 인접한 유인도에서 어민들이 배로 실어다주는 것이다. 현지 어민들과도 공조해 쓰레기를 줄이고, 위반 시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뒤 “해양쓰레기는 인천시와 공조해 효율적 관리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지난 2월 인천연구원에 해양쓰레기 관리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기간은 10월까지고, 주로 해양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주로 실시하고 있는 쓰레기 수거 방안은 공공근로사업이다. 강화군과 옹진군에서 공공근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비효율적이라는 데 있다. 공공근로이다 보니 연세가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어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라며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가 해양쓰레기 수거 방안을 마련해도 무인도의 생활쓰레기 무단투기는 사각지대로 남을 전망이다. 입도 제한과 더불어 무단투기 단속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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