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대교 개통이후 주말 등 휴일 교통대란 우려
도로 확장과 주차공간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중구 무의대교가 지난달 30일 임시 개통했다. 24시간 섬이 개방돼 언제든지 무의도와 육지를 오갈 수 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중구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은 다리 개통에 따른 교통난을 우려해 대책반을 가동했다.

무의대교는 4월 30일 임시 개통했다.

대책반은 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 단계적으로 도로 확장과 주차공간 확보 등의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다리 개통에 따라 발생되는 교통문제는 입도 차량의 급격한 증가와 교통체증, 주차공간 부족, 비좁은 도로로 인해 안전사고 등이다.

또, 다리 개통으로 인해 섬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에서는 교통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교통통제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사회경제적 변화까지도 시각을 확대해 세심하게 챙겨야 할 시점이다.

<인천투데이>는 무의도와 무의대교 안팎의 도로상태, 주차공간 등은 어떻게 정비돼 있는지, 주민들의 생활상은 어떤 변화가 있고 이들의 요구는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개통 첫날 무의도를 찾아가봤다.

도로 좁고 안전사고 우려...인도조차 없어

무의도 도로 사정은 다리가 개통되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로는 거의 외길이다. 사람이 오가는 인도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는 도로에서 관광버스라도 마주치게 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대책반은 무의도 선착장과 무의지소 삼거리 등 3곳 정도만 임시방편으로 회차로를 만들어 놨다.

다리를 건너 선착장에 있는 회차로는 역주행도 우려된다. 차선이 없기 때문이다. 양방향으로 차량이 원활히 통과해야 하는데 도로는 비좁고 중앙선은 없다.

도로가 비좁아 큰 차량을 만나면 통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도로정비는 다리 개통과 별개로 진행되어 아직 '준비' 중이다.

섬 내 주도로 일부에서는 도로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월은 ‘가정의 달’로 연휴가 많아 무의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리를 개통했고, 많은 차량들이 주말과 공휴일에 가족들과 이곳을 찾을 텐데 섬 내 도로 사정은 다리 개통에 따른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다리 건설과 섬 내 도로정비가 별도로 진행된게 원인이다.

무의도는 다리 개통 전에도 배를 타고 일평균 300대 가까이 들어오던 곳이다. 다리가 생기면서 차량은 평소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의도 내부 도로폭 확장은 내년 말이 목표다.

차량증가로 가장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곳은 거잠포 제방도로다. 도로 폭이 워낙 좁기 때문에 양방향 차량 통행시 주의가 요구된다.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인데, 오는 7월에나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주차공간 없어...교통체증·주차난 등 예견된 것

현재 무의도 내 주차공간은 925면으로 파악된다. 1000대만 들어와도 주차할 곳은 없다. 주말에는 주차 대란이 예상된다. 방문객들은 들어왔다가 ‘불쾌지수’를 높이고 돌아갈 수도 있다. 이곳 주민들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집 앞에 관광차량이 무턱대고 주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의도에는 호텔, 펜션 등 숙박업소가 총 32개로 파악된다. 주차공간은 약 200면으로 숙박예약자가 아니면 섬 내 주차공간은 720여 면이다. 하나개 해수욕장은 400대 가까운 주차공간이 있다. 여름 성수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주차공간이 비교적 넓다. 실미는 230면이지만 유원지다. 광명항은 97면이다.

광명항 주차장은 평일에도 주차할 곳이 없다.

 

광명항 입구 주차장은 공사가 지연 중이다.

대책반은 거잠포, 무의·잠진도 물량장 등에 부족한 주차장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했다. 섬 내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게끔 할 목적이다.

광명항 주차공간은 문제가 심각하다. 소무의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100면도 되지 않는 주차공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인 A씨는 “주민들이 누차 시와 구청에 광명항 주차공간을 확충해달라고 요구했다. 하물며 해상에 상판을 세워 주차장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했었다. 그런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광명항 오기 전 언덕에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중구청에서 공사를 하는 것 같은데, 그 공사는 잠시 중단됐다. 3개월 전부터 했는데 부지 자체가 논바닥이라서 콘크리트 시공해봐야 푹푹 꺼진다. 다시 설계해야 한다”면서 우려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상 상판을 세워 주차공간을 만드는 것은 요구에 따라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예산 신청을 했다. 또 주차장 공사는 현재 중단되지 않았고, 추가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의도 안팎 주민생활에 큰 변화

인천시청에서 출발해 40분 남짓 배가 오가던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무의도를 오가던 배가 매일 운항하던 곳이다. 매표소는 평소와 다르게 텅 비어있었다. ‘무의도해운’은 4월 30일 무의대교 임시 개통과 동시에 영업을 종료했다.

선착장 옆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B씨는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오래 장사를 했는데 눈물이 났다. 이제 낚시하는 사람들만 오겠죠. 수십 년 장사했는데 가게를 접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선착장에는 갈매기만 가득했다.

거잠포 제방도로는 확장공사를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무의대교 개통으로 영종도 용유역 앞 공항회센터 상인들의 시름도 크다. 주차공간 확보로 이 곳에 수많은 차량이 주차를 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공중화장실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영업에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시에서 세운 ‘용유역-잠진도’ 직선도로 개설 계획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거잠포 제방도로 초입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씨는 “원래 사람들이 오가던 해안도로를 놔두고 용유역에서 잠진도를 잇는 직선도로를 예산을 두 배를 투입해 왜 새로 만드는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전 공직자 등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데 도로개설 계획을 관철시킨 것 아닌가”하는 불만과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해안도로 확장 등 정비는 중구청 소관으로 진행 중인 것을 몰랐고, 직선도로 개설계획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직자 땅소유 관련 건은 시 계획과 무관하고 아는 바도 없다“고 말했다. 4차선으로 개설되는 직선도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착공해서 2022년 정도에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잠진도 선착장은 갈매기만 가득하다.

 

무의도 주민들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무의도 선착장에서 장사를 하는 D씨는 “배가 다닐 때는 선착장이 휴게소 역할을 하면서 잠시라도 사람들이 머물다 갔는데, 이제는 그냥 차를 타고 가버리니까 선착장은 이제 먼지만 날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머물다가 갈 수 있는 친수공간이나 공원 등 정주환경을 조성해 주면 어떠냐는 의견이다.

무의도 선착장을 지나 남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광명항이 나온다. 소무의도를 가려면 이곳을 반드시 지나야 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E씨는 다리 개통 관련 질문에 “다리 개통으로 영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면서, “주차공간도 없고 왔다가 쉬거나 먹지도 않고 가버리니까 그렇지 않겠나?”라고 이유를 말했다. 광명항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해안 쪽 주차공간에 빈틈없이 차량들이 들어찼다.

또 상인 F씨는 “여긴 차량 100대도 못 댄다. 필히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도 주차할 곳이 없어서 바로 나갈 것이다, 또 펜션이나 숙박업 하시는 분들도 예약 손님이 없다고 하더라. 다리가 생기면서 바로 뭍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소무의도만 들리고 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준비 없는’ 무의대교 개통, 왜 했나?

무의도 주민들은 대부분 무의대교 개통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대책이 너무 없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확인했다. “무의도 오가던 배는 영업을 종료하고 그렇다고 다리를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큰 일”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준비 없이 왜 무의대교를 개통했을까. 경제청 관계자는 “무의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조기개통을 요구하고 주민설명회에서도 그랬다”고 책임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섬 내 도로와 교통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한 주민은 “많은 사람들이 와도 주차공간도 없고 교통난이 심해 불쾌해 하면서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했다.

무의도 내에서만 운행하던 1번 마을 버스는 거잠포까지 노선을 연장했고, 승객을 태우고 무의대교를 넘어 섬 내로 들어간다.

 

무의도 선착장 회차로에서 역주행하는 차량을 교통통제 요원이 지도하고 있다.

대중교통 대책도 문제가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단체 관광버스는 가게별로 2대씩 할당을 받았는데, 무슨 소용인가? 또 다리 개통으로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 것 같으면 마을버스라도 증차하고 운행간격도 조정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대책은 없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들이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평일인데 광명항에 들어올 때 마을버스가 만원이었다”라며 “운행시간도 나오질 않고 사람들 기다리고 있으면 그냥 막 태워서 좁은 산길을 다닌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주말 등 입도차량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점이 있다. 다리 개통과 더불어 7월 말까지 일정기간만 주말과 공휴일에는 입도차량을 900대로 제한했다. 무의대교 입구에는 경제청에서 교통정보시스템(ITS)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차량수를 파악하고 있다. 900대가 되면 무의대교를 넘을 수 없다. 섬에서 나오는 차량 수에 따라서 앞 차량부터 들어갈 수 있다. 영종도 해안도로까지 차량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

무의대교 입구에 입도차량 대수가 표기 된다.

문제는 호텔과 펜션 등 숙박예약자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도 또한 섬에서 차량이 나오지 않으면 무의대교를 넘을 수 없다. 왕복 2차선이기 때문에 숙박예약을 했어도 들어갈 수 없다.

숙박예약자들에 대한 입도 제한에는 경찰청과 경제청의 입장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주말과 공휴일에 숙박 예약자들은 900대 입도차량에서 예외로 200대로 한정할 것이라고 알려진 반면, 경제청은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경제청 관계자에 따르면 “숙박업소에 주차 가능면수가 200대 정도이기 때문에 나온 얘기 같은데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무의대교에서 900대가 넘으면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숙박예약자든 단순 방문자든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무의도선착장에 배가 도착하면 섬 내 광명항과 하나개해수욕장 등 사람들을 실어 나르던 1번 마을버스는 이제 다리를 넘어 거잠포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영종도 공항회센터 쪽으로 가면 마을버스를 탈 수 있다. 평일인데도 버스는 승객들은 ‘콩나물시루’처럼 태워져서 다리를 건너갔다. 관계당국의 안일한 행정으로 주민들의 이런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 곳곳에 무의대교 교통 통제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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