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수산물 등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
‘꼬마기차’ 다니던 수인선, 소래철교 걷기
일출·몰이 장관인 광활한 소래습지생태공원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소래습지생태공원 풍차

'짠내' 가득한 소래포구, 새로운 시작

소래포구에는 ‘짠내’가 가득하다. 바다에서 가져온 각종 수산물과 건조식품, 그리고 젓갈 등이 한 동네에 모여 있어 바다보다 더 짠 내가 진동하는 곳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심은 풍성하고 마치 고향에 온 듯 포근함이 느껴진다.

소래포구에는 갓 잡아들인 수산물을 파는 어시장과 주변 식당들이 늘어서있다. 수협공판장에서 분배된 수산물이 시장에 들어오면 상인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희망이 피어난다.

4월은 쭈꾸미와 꽃게 철이다. 쭈꾸미는 약간 철이 지났다. 시장 안에는 차림비만 받고 구매한 수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도 북적이고 사람들은 즐겁다. 꽃게는 소비자가로 1kg에 3~5만 원에 거래된다. 쭈꾸미는 중국산 2만5000원, 국산은 3만 원 정도이다. 젓갈은 3~5만 원 정도로 거래된다. 사실 장사하는 사람 마음이겠지만,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소래포구어시장
소래포구어시장

시장에 가면 싱싱한 수산물이 구미를 당긴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짠 내가 코를 자극해 입에는 어느새 침이 고인다. 사람들은 포구 가까이 편하게 좌판을 깔고 생선회를 즐기며 술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기도 한다.

2년 전에는 소래포구어시장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200여 곳 이상의 점포가 불에 타는 피해가 컸다. 불행 중 다행인가, 이후 소래포구는 국가어항으로 지정돼 국비 800억 원을 지원받아 접안시설과 준설 사업 등을 예정하고 있다. 화재가 났던 곳은 건물을 짓는 등 현대화사업을 하고 있다.

또 남동구는 소래나들목(IC) 사업을 추진 중이고 편의시설 증대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박남춘 시장이 이곳을 방문해 “소래포구와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연결해 수도권 최고의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래포구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꼬마열차’가 다니던 수인선과 소래철교

소래철교

 

수인선 증기기관차

재래 어시장 옆 소래철교는 포구 갯골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 시흥 월곶과 이어진 길이다. 1995년 운행을 중단한 수인선 철길이 지나던 곳으로 새벽잠을 이겨내고 짐을 지고 오갔던 서민에게 애환이 있는 곳이다.

수인선은 일제강점기에 소금과 곡물을 인천항으로 옮겨 반출하기 위한 통로였다. 1937년 운행을 시작했으며 78년까지 증기기관차가 오가며 화물을 이송하다가 시내로 통학하는 학생들과 하루벌이로 생계를 꾸리는 상인들을 수송했다. 수인선은 1995년 12월 31일 운행을 중단했다.

소래철교는 지금과 같이 안전시설로 정비하기 전에는 협궤 철로가 그대로 있었다. 지금도 흔적은 남아 있고 월곶을 오가는 사람들은 도보로 이동한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게 투명한 구조물로 조성됐다.

어시장 앞에는 소래역사관이 있다. 역사관 마당에는 수인선을 달리던 협궤열차의 증기선을 볼 수 있다. 역사관 안으로 가면 수인선이 개설되던 일제강점기 당시의 수탈 역사가 기록되어 있고, 소래역이 있었을 때 예전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다.

또 소래갯벌과 염전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가족과 함께 방문해 교육 장소로도 좋다.

소래염전이 있던 소래습지생태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 일출
소래습지생태공원 일몰

‘인천 짠물’이란 말은 자린고비처럼 인색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천은 한 때 우리나라 소금 생산의 절반을 생산했던 소금 원산지라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소금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소금물을 끓여 물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화염(火鹽) 또는 자염(煮鹽)으로 불렸는데, 1907년 인천 주안염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염전이 생기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천일염을 생산하게 됐다. 주안염전은 현재 주안국가산단이 있는 지역이었다. 소래염전은 1934년 일제강점기에 소금 수탈을 위해 조성됐다. 소래에서 생산된 소금은 수인선 협궤열차를 통해 수송됐다. 수인선이 조성된 시기와 맞물린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는 현재 소금 생산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용 염전이 있다. 입구에 조성된 전시관에서는 소래습지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다.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된다.

소래염전

공원은 드넓게 펼쳐진 평야와 같다. 둘레길은 산책하기 좋은 흙길로 돼있다. 산책을 마치면 전시관에 마련된 해수족욕탕을 이용해보자. 족욕탕은 오전 10시부터 운영한다. 따뜻한 해수에 발을 담그면 묵었던 피로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다른 공원과 다르게 숲이 우거져 있는 곳이 아니고 습지이고, 넓은 평야 끝 동쪽 산으로 올라오는 일출이 장관이다. 산이나 바다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심 주택가에 가까운 유일한 일출 명소다.

새벽에는 출사를 나온 사람들이 조용히 해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있다. 또 습지에 조성된 풍차를 바라보며 일몰시간에는 공원 맞은편 산으로 기우는 해를 볼 수 있다. 해가 뜨고 질 무렵에는 조용한 가운데 명상에 가까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주말 소래를 방문해 생태공원에서 산책도 즐기고 어시장에서는 신선한 생산회와 각종 제철 수산물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서민의 애환과 인천사람들의 ‘소금땀’이 깃든 소래를 가보자.

<소래습지생태공원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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